카트·바구니 대신 물건 담는 '바코드 스캐너 단말기’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VR기기'로 매장 360도 체험
산업부, 9월 28일∼10월 31일 '코리아세일페스타'서 VR복합쇼핑몰 공개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백화점업계가 '카트 없는 쇼핑'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VR(가상현실)과 AI(인공지능) 등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걷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양손을 가볍게 하는 등 소비자의 쇼핑 패턴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노원점 식품매장에 '스마트쇼퍼(Smart Shopper)'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분당점에 이어 두 번째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 회의 때 마다 강조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이용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호응하는 행보다.

스마트쇼퍼는 고객이 식품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대신 바코드 스캐너가 탑재된 단말기를 이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를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단말기로 찍고, 무인 계산대에서 최종 결제하면 집으로 배송해준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에서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최종 결제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쇼퍼에 앞서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쇼핑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 테이블'과 라커 내부 온도를 조절해 신석식품 보관이 가능한 '스마트 라커'도 분당점에 설치·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객의 발 사이즈를 2초 안에 측정해 발 모양과 상태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는 '3D 발 사이즈 측정기'와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는 번거로움 없이 피팅이 가능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도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의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은 VR기기를 통해 백화점을 가지 않고도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듯한 현실감을 제공하는 'VR스토어' 서비스를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더현대닷컴 사이트 접속 후 VR기기를 연결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나이키와 아이다스, 캐나다구스, 파라점퍼스, 노비스 등 매장 전경을 3차원으로 360도 살펴볼 수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몽블랑'의 VR매장도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더현대닷컴은 오는 2018년에는 구매 상품과 어울리는 상품을 자동 추천해주는 VR서비스를, 2019년에는 백화점을 통째로 옮긴 VR백화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소비자와 1대 1 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S마인드'를 개발한 바 있다. S마인드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춘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인기상품과 세일 정보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신세계는 시스템기획팀과 영업전략팀, 고객기획팀 등 30여명의 인력을 비롯해 신세계아이앤씨, 국내 유수의 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 회사, 시스템 개발사와 함께 4년 여간 매달려 왔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추후 고객의 취향뿐만 아니라 제휴카드를 통한 구매 데이터를 추가해 미래 구매 패턴까지 예측한 쇼핑정보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10월에는 이 같은 유통업체를 한 곳에 모아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복합쇼핑몰이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VR복합쇼핑몰을 구축해 내달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VR복합쇼핑몰에는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LG전자, 롯데하이마트 등 주요 유통·제조업체가 입점해 할인상품을 판매한다. 또 동대문과 자갈치 시장 등 전통시장과 홍대, 인사동 등 유명 상권을 가상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VR복합쇼핑몰이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PC 등 온라인으로 가상현실 속에서 쇼핑하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다. VR기기를 이용할 경우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고, VR기기가 없더라도 온라인 3차원 공간에서 쇼핑이 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VR복합쇼핑몰은 세계 최초 시도로, 아마존 등이 유통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산업에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실증 사업"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적극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시장을 창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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