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률과 소멸률 하락세, 미국·독일의 절반 수준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최근 성장한계에 도달한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지난 24일 "우리나라 정책은 그동안 주로 한계산업·기업의 구조조정과 벤처 창업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기업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에는 다소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현경연은 국내 제조업은 신생률과 소멸률 하락세로 신진대사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제조업 신생률은 거의 현상 유지하다가 지난 2015년에 급격히 저하됐고 소멸률은 2012년부터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고성장 제조업체도 감소해 현재 사업구조를 유지하려는 제조업체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국에 비해서도 신생률과 소멸률을 합한 교체율이 2011~2015년 25.0%로, 미국(46.9%), 독일(53.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 최초로 내놓는 제품이 줄고 있으며 '세계 최초'인 제품 혁신도 최근 크게 떨어졌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기업혁신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출시한 제품 중에서 경쟁자보다 앞서 시장에 최초로 출시한 경우가 점점 줄고 있다.

실제 2009~2011년 35.4%, 2011~2013년 31.5%, 2013~2015년 22.8%를 기록했다.

사업부문 재편이 저조하고, 저수익성 사업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제조업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Fortune Global 500에 속한 한국 제조업체 8개사의 경우 2011년부터 2016년 동안 신설되거나 철수한 사업부문이 4개에 그쳤다.

이에 비해 미국 제조업체는 21개사에서 29개 사업부문, 일본은 20개사에서 43개 사업부문이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M&A를 활용한 사업 재편도 저조하다. 지난 2011~2013년과 2014~2016년으로 나눠 M&A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은 2% 감소한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64%, 14% 증가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볼 때, 현경연은 "국내 제조업은 신진대사 활동이 저하되고 있어 저수익 체질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건강하고 역동적인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업체의 사업재편과 투자 활성화를 연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핵심 인프라인 M&A 시장을 활성화해 우수 기업의 조기 발굴 및 육성, 투자자금 회수, 사업 철수 등 산업 재편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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