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일자리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사용의 급증에 따라 고용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사라지고 '뉴칼라', '무정형' 직업군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최근 발표한 '화이트페이퍼(White Paper)'에서는 정규직, 파트타임, 자영업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무정형 노동 개념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더스트리(Industry)4.0의 발원지 독일은 지난해 노동환경의 변화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Work 4.0 백서(White Paper)를 완성했다.

무정형 노동유형이 보편화되면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고용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인재는 자신의 전문성에 맞는 일을 필요에 따라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떠오른 '긱 경제(gig economy)'는 파트타임, 프리랜서와 같은 무정형 근로형태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긱 경제란 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방식을 말한다.

긱 경제의 노동자는 온라인, SNS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력을 거래하는 '플랫폼 노동'을 한다.

이는 불완전고용이지만 유연성이 높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융합으로 경제·산업이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돼 기존 정규직 노동 개념으로는 일자리가 노동자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에 긱 노동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게다가 현재 산업의 많은 영역이 완전자동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사람들이 향유하게 될 여가시간이 월등히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경식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원장은 "앞으로 인간은 얽매여 있던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며 기본소득에 대해 언급했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재산, 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종신고용을 당연시 했던 일본정부도 프리랜서 형태의 고용이 급증할 것을 예측, 이에 적합한 관리체계를 기업에 주문한 상태다.

한국정부와 기업도 변화할 노동형태에 대비해야 한다.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8000명~4만8000명으로 줄어든 반면, 50~60대 취업자 수만 매달 10~20만명씩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임시직·일용직 위주의 고용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최우선 정책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선언했다. 다만, 고용형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지 않아 아쉽다. 긱 노동 고용규모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배척하기 보다는 포용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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