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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논단] 대법원장 후보자에 거는 기대고영상 변호사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9.04 17:1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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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5개월간 재판만 한 사람의 수준을 보여 주겠다”

지난 8월 22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의 일성이었다. 법원행정처는 인사, 행정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대법원 소속의 기관이나, 최근 지나치게 권력화돼 제왕적 대법원장의 사법부 관리 부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김 후보자는 알려진 바와 같이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다.

또한 진보성향의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이 단체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내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판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 지명에 대해 법조계 전반은 파격이지만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 “대표적 진보판사…사법개혁 적임자”

자유주의적 정치조직원리로 3권 분립이 탄생한 취지는 국가권력의 집중과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특히 정부와 의회라는 권력이 각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때 그것을 막는데 있었다. 그러나 지금껏 사법부는 국민의 열망에 부흥하지 못 했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그것에 반하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관료조직이었다. 정치권력에 부합해 형식적인 독립을 유지했고 나아가 스스로 권력화 됐지만 거리는 멀어졌다. 최근엔 양승태 대법원장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외압의혹으로 파문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법부의 위기상황에서 조직을 추스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원을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김 후보자 앞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이 있다. 바로 국민이 원하는 사법개혁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어느 정권에 의해 임명된 대법원장, 대법관이라고 해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서는, 반대로 절대적인 비난을 받아서도 안 된다. 사법부는 정권교체와는 별개로 계속해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할 책임이 있다.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고 각급 법원 및 법원 구성원이 사법행정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 시험을 통해 천편일률적으로 임용돼 사법부 관료화의 주요 원인인 법관임명의 개선 방안, 사법부는 인정하지 못 하나 국민들이 모두 비판하는 전관예우 근절 문제 등 사법부의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 시대부합한 사법제도 우선 제고를

이 과정에서 법관으로 평생 살아온 김 후보자의 생각과 이질감이 있는 정책, 사법부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 정책도 있겠지만, 과감히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에 대한 개혁의 열망,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지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이러한 환호가 임명권자에 대한 지지에 근거한 것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현재 김 후보자에 대한 지지와 성원은 계속될 것이고 불필요한 정치논란에 휩싸이지도 않을 것이다.

법관은 궁극적으로 판결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지만, 소위 공정하고 개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판결은 결국 사법제도가 올바르게 운영될 때에만 나올 수 있다. 사법제도가 왜곡돼 운영되는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판결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점은 이 시대에 부합하는 사법제도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사법부의 모습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적당한 타협으로 사법부만이 만족하는 면피성 방안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 이번 사법부의 혼란을 지나가는 소나기로 치부하지 말고 사법부의 근본적인 개혁의 초석을 쌓는 밑거름으로 만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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