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임현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매우 답답한 상황을 일컫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인터넷 유행어가 있다. 현재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을 빗댄 말로 적합하다. 생리대 안전성을 두고 정부와 기업, 전문가, 시민단체는 엇박자를 타고 있다. 오늘 내일 당장 사용해야하는 소비자 속만 타들어간다.

알고 보니 모두 발암물질 한통속이었다. 식약처는 지난 4일 김만구 강원대학교 교수가 조사한 생리대 안전성검사를 발표했고, 그 결과 깨끗한 나라를 비롯해 유한킴벌리, LG유니참, P&G등 상위 제품 모두가 발암물질이 검출됐음을 밝혔다.

분명 지난 30일 김 교수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 결과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밝힌 식약처였다. 그 후 사흘만에 모든 정보 공개여부를 일임 받고 제조사와 제품명을 직접 공개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관련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공개 대리자로 나선 것 이라고 밝혔지만 조사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실험연구자 측으로 화살을 돌리며 답을 회피했다.

다른 한편에선 링이 아닌 검찰에서의 다툼을 예고했다. 깨끗한 나라는 김만구 강원대교수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하며 릴리안의 유해성을 법의 판단에 맡겼다. 깨끗한 나라는 "강원대 시험에서 모든 제품에 유해물질이 방출됐는데 릴리안 제품만 공개돼 마치 우리제품만 인체 위해를 가한 것처럼 오인 당했다"며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대형마트 생리대 코너에 가보면 릴리안 제품은 찾아볼 수 없지만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P&G 제품들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당장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외제품과 생리컵을 향해 눈을 돌렸지만 비싸고 유통과정도 복잡한 해외제품이 안전할 것이라는 희망도 막연한 것이다.

현재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공개됐을 뿐 그 후 어떤 권고사항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쓰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식약처는 추후 부작용의 원인이 생리대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어떤 물질이 왜 유해한지, 어떠한 경로로 인체에 들어오는지 자세한 설명을 빼놓지 말아야한다. 여론을 의식한 발표가 아닌 과학적 입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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