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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문 칼럼] 개천(開天)과 개국(開國)선문대 명예교수·시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건국을 1919년이라고 하는가하면, 박성진 중소기업부장관 후보자는 1948년으로 인식하고 있어 세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이는 마치 천애고아(天涯孤兒)가 자기의 생일을 알지 못하는 것과도 같다. 아무리 가련한 천애고아라 할지라도 생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나라의 생일이 없을 수 없다. 원래의 생일은 4350년 전이었다. 10월 3일 개천절을 국경일로 이어오고 있다.

이 역사의 흐름이 일제의 침탈로 국권을 빼앗기고 질곡에 묶임으로써 그 흐름이 멈추게 됐다. 그러다가 해방이 돼 역사의 흐름이 이어지게 됐다. 단절의 역사에서 계승되는 역사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일제 36년 동안 식물인간처럼 가사상태에 있다가 1919년을 기점으로 상실했던 민족혼을 되찾게 됐다.

■ 단기 끊고 서기만 쓰게된 대한민국

여기에는 16명의 기독교인과 15명의 천도교인, 그리고 2명의 불교인이 종교 이념을 초월해 합심함으로써 민족혼을 살리게 됐다. 1948년 이승만 정부가 수립될 때 헌법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겨레의 정신(혼)을 이어받았다는 뜻이다.

그 때는 우리겨레에 정신이 살아있을 뿐 육체는 없었다고 봐야 옳다. 인간이란 영혼과 육신이 합쳐졌을 때 성립되듯이, 한 국가도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갖춰졌을 때 성립된다. 그런 점에서 건국은 1948년이 맞다. 해방이 되고 이승만 정부가 수립됨으로써 비로소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라는 국가의 구성조건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1919년을 개국 시점으로 우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몸이 없는 혼령만을 가지고 인간이라고 우기는 것과도 같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나 요직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싫다고 해서 이 나라를 있게 한 공로자까지 깎아내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그 어려운 혼란기에 공산주의를 막아내고 한미군사동맹을 맺음으로써 나라의 토대를 닦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을 일으켜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선진경제의 기틀을 다졌다. 우리는 그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 물론 두 대통령의 결함 또한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공과(功過)를 공명정대하게 봐야지 허물(過)만을 가지고 씹고 씹고 또 씹고 씹기만 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이 어두울 따름이다. 맹자의 사단(四端)으로 고루 봐야지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뒤로 한 채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죽었다가 미국과 유엔에 의해서 다시 깨어난 나라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가사상태에 있을 때 심신이 망가졌다. 그래서 개천절을 찾으면서도 그 단제기원(檀帝紀元)을 망각하고 있다. 개천의 단제기원이 종적(縱的)이요 역사적이라면, 건국의 정부수립은 횡적(橫的)이요 현실적이다. 이승만 정부에서도 단기를 썼었는데, 박정희 정부에서 단기를 끊고 서기만을 쓰게 됐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생일이 없는 천애고아의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그 개천절 식전에는 마땅히 참석해야할 역대 대통령들은 참석하지도 않았고 국무총리만 참석했다. 저 고조선 국조의 홍익인간정신은 간곳이 없고, 3·1정신 이어받자는 말로 채워지고 있다. 역사적 종(縱)이 없고 현실적 횡(橫)만 있는 셈이다.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그 집은 지리멸렬하게 된다.

앞으로는 단군(檀君)을 단제(檀帝)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조(國祖)를 ‘단군(檀君)으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문헌은 고려 충렬왕 때의 유학자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帝王韻紀)’와 스님 일연(一然)의 ‘삼국유사(三國遺事)’다. 이 책의 집필당시 고려는 원(元)나라의 사위 나라가 돼 사사건건 간섭을 받고 있었다. 고려인들은 자칫하면 몽골인(蒙古人)이 될 위기의식에서 천손족(天孫族)임을 강조, 계몽하려고 저술했다는 설이 있다.

당시에는 ‘일천자 만제후(一天子 萬諸侯)’로 굳어져있었다. 제후국의 시조에게 ‘제(帝)’자를 붙일 수 없으니 ‘군(君)’으로 강등시킨 것이다. ‘군(君)’보다 높은 격의 호칭은 ‘제(帝), 황(皇), 천(天)’이다. 우리보다 문화후진국이었던 일본은 최고의 호칭인 ’천황(天皇)‘이라 하여 신처럼 섬기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우리는 앞으로 우리의 국조를 ‘단제(檀帝)’로 표기하고 홍익인간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단제성조(檀帝聖祖)로부터 내려온 이 정신이 단절됐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은 경제적으로 윤택해졌으면서도 자존심이 빈약하다. 195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못살던 나라에서 수출 6위국이 됐는 데에도 헬 조선이라고 자학하는 것은 스스로 밑에 들어가는 식민지 노예근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굴한 사대적 비어(卑語)로 나타난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단군이라는 낮춘 말을 무심히 쓰듯이, 스스로 천시하는 노예근성이 자리하고 있다.

■ 나라생일 제대로 찾아 기강확립을

남북통일하려면 통일비용이 드니까 분단된 채 이대로 살자는 사람의 심리도 노예근성이요, 나라야 어찌 되건 나만 편하자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반대하는 처사도 노예근성의 발로다.

신화와 역사를 같은 무게로 인정해야 한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褪於日光則 爲歷史)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染於月色則爲神話)”는 말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면서 달빛 같은 신화를 버린 지 오래다. 신화를 잃은 민족은 처참한 병신이라 했다. 그래서 주체의식이 결여되어있다. 일본은 없는 신화와 역사도 만들어 가는데, 우리는 있는 신화와 역사도 스스로 말살해온 못난이들이다. 언제까지 자학하며 자기들끼리 이전투구(泥田鬪狗)만 할 것인가.

올해는 단제기원(檀帝紀元) 4350년이다. 대통령은 마땅히 10월 3일 제전(祭典)에 참석해야 하고, 단기와 서기를 병용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기강이 서고 식민사관에서 벗어나 자존심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라의 생일을 찾아 세움으로써 천애 고아에서 떳떳한 천손자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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