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류재복 기자] 중국의 무서운 추격에 반도체·디스플레이 강국 한국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IT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아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을 제치고 대형 LCD 패널 최대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대형 LCD는 PC 모니터와 TV 패널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패널을 말한다.

대만 IT전문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올해 TV용 대형 LCD 시장에서 BOE·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생산 비중이 35.7%에 달해, 국가별 순위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의 30.1%에서 5.6%p 증가한 것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 비중은 지난해 34.1%에서 올해 28.8%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 번도 TV용 패널 생산에서 중국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던 한국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위츠뷰는 중국의 가전업계 수요 증가 및 정부의 재정지원이 맞물려 생산량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오는 2020년 중국의 대형 LCD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향후 투자 생산이 더 예고돼 있어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내년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허페이 공장에 10.5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며 우한에도 2020년 가동을 목표로 10.5세대 공장을 짓고 있다. 차이나스타(CSOT)도 중국 선전에 10.5세대 공장을 추진 중이다.

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미 10세대 이상 LCD 투자를 포기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부 LCD라인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물량공세 속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일찌감치 OLED 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차세대 패널에 승부를 걸고 있다. 삼성은 QLED, LG는 OLED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도 만만찮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서 계획 중인 신규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은 18∼20개로 투자금액은 총 6천억 위안(약 102조 원)에 달한다.

물량공세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뺏는 상황은 과거 한국이 일본 LCD시장 빼앗을 때랑 비슷하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듯 중국도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고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반도체도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격차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 푸젠진화반도체 등 중국 업체들은 내년 1분기부터 반도체 공정 장비에 연간 총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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