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윤리경영은 시대 조류다. 글로벌 시대 국제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과 경영자들은 윤리경영에 대한 확실한 사명감과 실천의지를 구체적으로 지녀야 한다. 물론 동전에 앞뒷면이 있듯 윤리경영에도 득과 실이 있다. 윤리경영은 정부규제를 회피하는데 용이하고,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주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이에 비해 현실적 제약요인도 작지 않다. 윤리경영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고, 본업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기업경영자 입장에서 선뜻 덤벼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윤리경영을 단기적인 이해관계로만 보지 않고,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구축, 그리고 사회 발전에 대한 공헌이라는 관점을 추가해서 본다면 윤리경영 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은 사업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윤리경영은 기업이, 경영자가 실천해야 할 본령이요 과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리가 이러한데 우리 기업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기업 평판 관리 컨설팅 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4.5점을 받았다. 순위로는 89위다. 해당 평가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 기업 지배 구조, 사회적 영향, 근로자 대우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이 조사에서 2013년 26위, 2014년 16위, 2015년과 지난해 20위에 오른 바 있다.

삼성은 작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돼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명성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높은 순위에는 덴마크 기업 '레고'가 뽑혔다. 2위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3위는 구글이 올랐다. 국내 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기업은 LG그룹의 지주사 LG(76위)가 뽑혔다. 현대자동차는 92위에 기록됐다. 기업의 사회적 택임, 곧 윤리경영은 해당 기업의 브랜드 파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향후 소중히 해야 할 가치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 (WTO)는 윤리경영을 자유무역기조의 핵심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모든 기업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어 윤리경영은 필요조건이 된 것이다.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로서 기업윤리는 기업 경영자가 회피하고 유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윤리경영의 방향 또한 중요하다. 단순히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를 넘어서 회사의 핵심 목적과 가치, 그리고 사회법규 준수를 통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내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석방’이 조기에 이뤄져야겠다. 뚜렷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는 법조계의 중론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이 부회장에 대해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그룹 경영이 난관에 봉착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 경영일선에 복귀함으로써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진두지휘하고,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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