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지난 20일, 제 1301차 정기 수요시위 현장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속에 단상에 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단호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이 나서는 안됩니다"라는 말로 입을 뗀 그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쟁에 대한 분노보다는 평화를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냈고 세계 각국에서 온 시민들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일본군 '위안부'할머니들은 현재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전쟁의 피해자'다. 지난 1991년 8월 14일 故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공개 증언한 이래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고 일본 정부는 침묵했다.

우리 정부도 그랬다. 특히 지난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의 뜻을 왜곡한 채 무작정 합의를 해버렸다. 그리고 의혹과 논란의 '재단'도 설립됐다. 10억엔? 피해자들은 돈보다 책임 인정과 사과, 진상규명이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평화의 소녀상' 철거 논란도 있었다. 지난해 부산 동구청은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강제로 철거하려고 했다가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철회했다. 이러한 '눈치보기'는 국민들마저 부끄럽게 했다.

이를 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분명 까맣게 타들어갔겠지만 수요시위에서 본 평화와 화합, 젊은 세대의 안녕까지 빌어주는 그들의 성숙한 모습은 존경스러웠다.

수요시위는 지난 13일로 1300회를 맞이했다. 분명 의미있는 숫자였지만 1300번의 외침이 있는 동안 아무도 응답해주지 않았다는 사실로 보자면 실로 안타까운 기록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속적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상을 알리는 전시회를 열거나 SNS를 통해서 평화의 소녀상을 알리는 단체,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만든 단체들도 매주 수요시위에 함께 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관심을 갖고 찾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면 역사는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김복동 할머니의 연설 중에는 이러한 내용도 있었다.

"정부가 바뀌어서 속히 해결이 날 줄 알았지만 요즘을 봐서는 세상이 너무나 시끄러워…우리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도 조금 늦어진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인정하고 기다려야 할까. 사단법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5명이라고 한다. 그동안 많은 피해자들이 안타깝게 고인이 됐다. 이 문제에 대해 정직하게 접근하는 현 정부의 외교적 역량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일본 정부에게는 역사를 대하는 성숙한 모습과 함께 진상규명, 책임있는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매주 수요일 12시,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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