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고 싶은 웹툰 세 작품을 소개한다

영화 신과함께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 롯데엔터테인먼트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영화화되는 웹툰이 늘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이끼’, ‘내부자들’을 비롯해 HUN작가 원작, 김수현 주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7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26일에는 영화 ‘신과 함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오는 12월 20일에 개봉할 것이라고 한다. 원작인 웹툰은 주호민 작가의 작품으로 지난 2010년 포털 네이버에 연재돼 큰 사랑을 받았다. 작가 주호민은 이 웹툰으로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대통령상, 2011년 독자만화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현재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화화가 기대되는 웹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늘은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이 아닌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은 웹툰 세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웹툰 나빌레라. 사진=다음웹툰



■ 나빌레라 - Hun·지민 / 다음웹툰 화요일 연재

웹툰 ‘나빌레라’는 지난해 7월부터 다음 포털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발레’를 하고 싶은 심덕출 할아버지와 발레리노 이채록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심덕출은 수십년동안 우편공무원으로 재직했다.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다녀온 뒤 옛날부터 하고 싶었던 꿈을 가족들에게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흔 노인이 발레라니…가족들은 만류를 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할아버지, 문경국 발레단을 직접 찾아간다. 

그런 그와 함께 발레를 하고 있는 발레리노 이채록, 죽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심덕출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내외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웹툰의 매력은 따뜻한 그림체와 대사다. 발레를 통해 꿈을 이루고 치매를 극복하는 심덕출과 그의 꿈에 함께 도전하는 이채록,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벌써 나빌레라의 영화화·드라마화를 바라고 있는 반응이다. 댓글을 통해 심덕출·이채록 역에 배우의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며 웹툰의 감동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웹툰 조의영역. 사진=네이버웹툰


■ 조의 영역 - 조석 / 네이버웹툰 일요일 연재 

'조의 영역'은 무려 1000회를 넘어버린 역작 ‘마음의소리’의 작가 조석의 작품으로 지난 2012년에 연재됐다. 최근 시즌2와 함께 재연재되기 시작했다. 

이 웹툰은 가까운 미래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댐에 물을 가득찼지만 인간은 물고기들에게 수자원을 뺏겼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여의도는 잠기고 있다. 5년 전에 연재된 시즌1은 '신이태'라는 학생이 고립된 여의도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충격적인 컷 전개와 거대한 물을 지배하는 물고기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사실 이 웹툰을 영화화는 것은 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느낌을 살려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도 그렇고 이제 막 재연재를 시작한 웹툰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집중을 흐트려 놓을 수 있다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웹툰의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전개의 괴수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괴수를 물리치는 것이 아닌 어쩔 수없이 당하거나 적응·변화하는 인간들의 모습(그것이 변형종일지라도…)을 충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착한 콤플렉스에 걸린 주인공도 보이지 않는다. 만약 영화화된다면 웹툰의 이러한 톤이 그대로 유지되길 바란다. 

지난 2013년 작가 조석의 또다른 웹툰 '마음의 소리'에는 '조의 영역 영화화와 관련된 내용이 등장했다. 이것이 이른바 '떡밥'일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하겠다.

 

웹툰 테러맨. 사진=네이버웹툰



■ 테러맨 – 한동우·고진호 / 네이버 웹툰 금요일 연재

지난해 1월부터 네이버에 연재되기 시작한 '테러맨'은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이 '테러'를 이용해 사람을 구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만화전문제작사 '와이랩'은 당초 이 작품에 대해 '영화화 및 게임화 동시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으나 추가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아 추후 진행사항을 지켜봐야 하겠다. 

이 웹툰의 특이한 점은 '슈퍼스트링'이라는 세계관에 묶인 작품 중 하나라는 점이다. 앞서 본 기자의 '영화·애니메이션 세계관'에 대한 포스트에서도 소개했듯이 이 세계관은 원인불명의 사건으로 목성이 내행성 궤도로 다가오면서 시작된다. 화성은 목성궤도에 영향을 받아 섭씨 800도의 행성이 되고 달은 목성의 중력에 빨려 들어가 파괴된다. 

지구도 역시 곧 섭씨 400도의 행성이 될 것이고 모든 인류는 멸망을 앞두고 있다는 설정이다. 

'테러맨'뿐만이 아니라 웹툰 '심연의 하늘', '아일랜드', '버닝헬', '부활남' 등 현재 연재되고 있거나 연재됐던 다수의 웹툰에서 이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다소 빠르고 폭력적인 장면이 몇몇 보이지만 등장인물의 과거가 입체적으로 그려져 기본 세계관과 스토리에 힘을 싣는다. 주인공의 하는 일이 '테러'기에 백화점·다리·빌딩을 폭파하거나 산사태를 일으키는 등 영화에 담는다면 스케일이 무한대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다른 웹툰도 함께 영화화가 진행돼 하나의 큰 스토리를 이룬다면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치 어벤저스, 저스티스리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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