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황한솔 기자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추석 황금연휴가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추석은 열흘간의 긴 연휴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추석연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이용객이 모두 206만명을 기록해 개항 이래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휴에는 누군가에겐 달콤한 시간이었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혹독한 시간이었다. 특히 수능을 앞둔 학생들은 후자 쪽이다.

통상 사교육업계에서는 11월 수능을 앞둔 추석 연휴가 대목으로 통한다. 수능 전 막판 총정리를 원하는 학생들이 학원가에 몰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휴가 길어 학원가에 몰린 학생들이 더 늘어났다.

긴 연휴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원정수강을 오기도 한다. KTX만 있던 때에도 지방 학생들이 대치동 학원가에 오기는 했지만 서울역에서 대치동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번거러워 수강생들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치동과 한번에 연결되는 SRT로 이 번거로움도 줄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위해 학원들은 호텔 숙식까지 묶는 패키지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 학원은 '수능 만점을 위한 마지막 한 걸음, 한가위 특강'을 마련하기도 했다. 연휴기간에 수학 분야에만 집중 투자해 수능 1등급을 노리자는 것이다. 또 다른 학원에는 '열흘 집중하면 대학이 바뀐다'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도 내걸었다.

대치동의 한 학원관계자는 "주 1회 수업하는 학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10회 강의는 두달 반 가량에 해당하는 시간"이라며 "학생이나 학원 관계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이 싫다는데도 부모가 강압적으로 학원에 내모는 것이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추석 연휴라도 쉬고 싶지만 "남들은 다 한다"고 말하는 부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방을 메고 볼펜을 잡을 수 밖에 없다.

추석 연휴에 학원을 찾은 고3 A군은 "쉬어야 되는데 쉬지도 못하고 학원에서 밥 먹으면서 공부해야 되니깐 서럽고 너무 힘들다"며 "추석이 개천절과 한글날이 붙어서 특강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런 강압적인 교육은 학생에게도 부모에게도 시간과 돈 낭비일 뿐이다. 사교육에 대한 결정주체는 부모가 아니라 학생이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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