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건설사들의 '출혈경쟁' 행태를 보니 마음이 불편하다.

공사비만 2조6천억원대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힌 반포주공1단지 사업을 어떤 건설사가 품을지 세간의 관심을 받았었다.

그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제시한 가구당 이사비 7천만원 무상제공이 논란으로 이어져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은 지난달 27일 재건축조합원 투표에서 총 1295표를 얻어 886표를 얻은 GS건설을 제치고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강남에서 인지도가 뒤지는 현대건설은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를 선점해 향후 '대치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굵직한 재건축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반대로 GS건설은 높은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릴 기회였다.

문제는 수주전 과정에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각종 향응, 과열경쟁, 상호비방 등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주비 논란과 관련해서는 경쟁사가 과거 타 사업장에서 제시한 무상이주비 내역을 언론에 배포하는가 하면, 입찰내역서를 공개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건설사들은 고급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고가의 코스요리와 선물을 조합원들에게 제공했다. 그야말로 재건축 수주전은 온갖 부정적인 수법으로 물든 무법천지가 됐다.

수주전 결과를 떠나 후폭풍이 만만찮다. 각종 네거티브 공방과 금품향응 제공 등으로 정당한 경쟁을 저해하고,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커지게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자정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시공사 선정 조합원 투표일을 앞두고 과잉영업 등의 문제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것은 뒤늦은 처사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최근 건설사들이 강남재건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외건설은 저유가로 인해 발주량이 줄었고, 국내에선 수익성을 극대화할 사업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더욱 그렇다. 현재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고 발전하려면 긴 안목을 두고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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