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AS업무 중복할당 문제 시정 안돼…관리자가 개선요구에 막말
추혜선 의원 "사회공헌사업 예산,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영업비로 사용"

▲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12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티브로드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협력사 사장들에게 정당하게 갑질하라""정의당 그 미친X"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추혜선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이 12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케이블방송사업자 티브로드 내부의 업무회의에서 나온 관리자의 발언 녹취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는 협력업체를 담당한 부서의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협력사에 대한 '갑질'을 부추기는가 하면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환경 개선과 시청자 서비스 향상을 주문한 추 의원에 대해 험한 말로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추 의원은 지난 7월 4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소속 설치·AS 기사들에게 무리하게 업무할당을 해서 작업 안전과 시청자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강신웅 티브로드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했다.

또 추 의원은 장관 인사청문회 이후 티브로드가 업무 중복할당에 대해 개선안을 마련해 지난달 6일부터 시행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여전히 동시에 4건의 업무를 처리할 것을 지시받은 케이블기사의 지난달 9일 업무폰 화면을 공개하며 "이전에 협력업체로 강제 할당하던 것을 전산시스템 상에 각 협력업체마다 가상의 케이블기사 코드를 하나씩 만들어서 그 코드로 할당하는 것으로 바꿨을 뿐, 실제로 인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서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티브로드가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활용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도 공개됐다. 추 의원은 "티브로드는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티시스의 자회사인 휘슬링락컨트리클럽으로부터 김치를 10kg 당 19만원에 대량 구매해서 지역에 기부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세제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매출과 연계해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서비스 재약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추 의원이 입수한 '티브로드 사회공헌사업 2016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사업부에 할당된 사회공헌사업 예산 2억원 중 80%는 영업과 연계하고, 20%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출하면서, 지역의 큰 기관 등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는 직원들에게 기부금 예산을 영업활동 목적으로 배분했다.

추 의원은 "이런 행태는 올해에도 이어져 '5월 인터넷/전화서비스 재약정 유치에 따른 기부금 제공'이라는 내용으로 인터넷 140회선, 전화 201회선을 재약정한 기관에 기부금 명목으로 2백만원이 전달되는 등 기부금이 실제로는 영업비 또는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현금 경품 노릇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올해 8월 세종시 권역 SO로 티브로드와 CMB를 신규 허가하면서 '지역사회 기여 및 공익사업 확대'를 허가 조건으로 부여했다"며 "지금의 티브로드 행태는 SO 신규허가의 취지와 조건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