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자리매김 된 중국은 국격에 걸 맞는 처신을 해야 한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대 한국 통상 및 관광 보복 등을 실행에 옮겨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사드 배치 후 한국 기업의 피해 규모가 올해 말까지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산업은행은 최대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는 수치까지 제시했다.

이런 현실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긍정 평가할 만하다. 스와프 규모는 560억 달러이고 만기는 3년으로 이전과 같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리도록 사전에 약속하는 외환 협정이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국내 금융시장 안정과 국가신인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협정을 맺은 통화스와프 총 1222억 달러 중 한·중 통화스와프 비중이 45.8%에 달한다. 우리는 기축 통화국이 아니지만 자본시장이 대폭 개방돼 통화스와프가 많을수록 좋다.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이므로 통화스와프를 더 늘려나가야 한다. 미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가 최우선 과제다.

물론 중국은 달러, 유로, 엔화처럼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통화스와프를 깰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한·중 경제협력은 중국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여하튼 이번 협상에서 한·중 양측은 정치·경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냉각됐던 한·중 관계가 복원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중국이 사드 보복을 철회해야 한다. 중국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사드 배치의 원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고, 어디까지나 방어용임을 이해하는 게 온당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여준 태도는 본말전도적 태도였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계기로 새로운 양국관계 정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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