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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코멘터리①] 다시 꺼내든 아파트 후분양제…약일까 독일까소비자 권익보호 장점, 아파트부실시공 막고 투기차단 효과 기대에 후분양제 목소리 커져
업계중심 반대론자들 "도입땐 주택공급 위축 주택가격 상승 등 우려 건설사 금융부담 가중 수익성 하락 불가피"
   
▲ 지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장관이 의원 질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분양제 카드가 다시 꺼내졌다. 정부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추진하다 지지부진해진 후분양제를 다시 도입키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와 분양권 전매 등 투기적 거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후분양제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분양제는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건설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간투데이는 소비자와 중견 건설사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제도적 마련 방안을 제시해본다.<편집자주>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후분양제'가 국정감사에서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부터 후분양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상우 LH 사장도 "후분양제 도입이 확정되면 당장 시행 가능하다"고 했다.

"3천만원짜리 승용차를 살 때도 꼼꼼히 확인해보고 사는데, 주택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계약부터 한다.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후분양을 결정한 이후 지금껏 제대로 된 시행이 없었다. 정권이 바뀐 지금이 후분양제를 시행할 적기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의 이 같은 질의에 김 장관은 '후분양제 약속'으로 화답한 것이다.

선분양제도는 집이 부족했던 지난 1977년부터 도입된 이래 현재에도 유력한 분양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당시 정부는 대량의 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안정을 도모했다. 민간의 자금 부족 등 한계성을 고려해 선분양을 도입했고 지금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관련 법규를 개정해 왔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선분양제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데는 정부와 건설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손진수 명지전문대 부동산경영과 교수는 '주택 선분양시스템의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주택 선분양제도는 정부가 주택시장에 재정 부담을 하지 않으면서 일종의 '무임승차자(free-rider)'로 참여하는 방안이 된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매출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주체인 건설사는 주택을 건설할 토지를 확보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게 분양보증을 받으면 착공과 동시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각각 주택가격의 10%, 60% 범위내에서 받을 수 있다.

결국 건설사는 주택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의 자금을 동원해 주택건설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데 이를 선분양제도라고 한다.

후분양제도는 주택을 80% 이상 지은 뒤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2003년 참여정부 시절 대통력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으로 후분양제가 제기된 이후 도입 여부를 활발하게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조건 미비 및 여건 부족 등을 이유로 관료와 업계가 반발해 폐기 수순을 밟았다.

정권이 바뀌면서 후분양제 논의가 자연스레 부활했다.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부동산 투기에 따른 시장 교란 등이 최근 큰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선분양제의 부작용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분양제의 이점도 많다. 단기간 동안 대규모 주택 공급을 통해 주택 재고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건설비용을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충당해 주택사업을 할 수 있어 자금부담이 없다. 여기에 완공 후 미분양이 발생해도 이미 분양했기 때문에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고, 사업 위험을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다.

이처럼 장단이 뚜렷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우선 후분양제 찬성론자들은 소비자의 권익 제고에 초점을 뒀다. 빈부지에 견본주택을 지어놓고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다. 특히 가진 돈보다 많은 액수의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 세계적으로 국내 선분양제도는 특수성을 띈 보기드문 제도로 평가받는다.

부동산 전매 투기차단 및 부실공사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부영주택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생하면서 후분양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부영아파트 문제가 정치권 이슈로 퍼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아파트 분양권 전매 거래금액이 100조원에 달하는데, 정부는 부동산 전매 거래를 집중 단속했지만 분양권 거래 열기를 막지 못했다"며 "선분양제가 낳은 병폐인 분양권 거래를 막기 위해 후분양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도 "투기억제와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는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며 "LH 등 공공부문에서 우선 도입하고 점차 민간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한 반대론자들은 후분양 방식의 전환은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의 위축 및 주택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건설사들은 사업초기 경기와 건설경비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성 검토 실패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경우 할인분양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물론 차입금 부담이 조기에 경감되지 못해 건설업체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이유도 있다.

또 주택사업은 일반적으로 평균 30개월의 공사기간이 소요되는데, 예측하지 못한 변수 등으로 착공 이후 2년이 흐른 시점에서 분양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모든 리스크를 건설사가 떠안기 때문에 주택공급이 줄어들고 이로인해 주택 공급 부족과 주택 가격 상승을 야기한다는 후분양제 반대론자 주장에 힘이 실린다.

국토교통부의 장기주택종합계획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38만6600가구를 건설할 경우 건축공정 80%에서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건설사가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연평균 35조4천억∼47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연구 결과도 있다. HUG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다.

보고서는 후분양제 도입시 건설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면서 주택공급이 연간 10만 가구 이상 줄어들고, 민간 주택의 분양가는 최대 7%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밖의 중견건설사는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후분양제는 아파트값을 한번에 완납내야 하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선분양보다 늘고, 입주 시점까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게다가 건설 업체의 자금 조달로 인한 공사원가 상승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도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자 권익이 증진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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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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