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은 김앤장, 세종, 광장, 태평양 순…관료-대기업 유착 우려 높아져
박찬대 의원 "대기업 공정위 접촉은 정책 영향 의도…사적 접촉 금지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5년간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장 많이 출입한 대기업은 삼성으로 확인됐다. 로펌 중에는 김앤장이 삼성과 마찬가지로 2위와 3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가장 많이 공정위를 방문했다. 공정위 출신 관료들이 로펌과 대기업에 자문이나 고문으로 많이 재취업해 온 현실에 비춰봤을 때 잦은 방문으로 인한 유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 갑) 의원이 1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 출입기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현대,SK,롯데 등 대기업과 김앤장, 세종, 광장, 태평양 등 대형로펌의 방문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0대 대기업그룹 주요사 기준 공정위 방문 출입기록. 자료=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행정안전부


대기업은 삼성전자가 618회, 현대자동차 211회, SK텔레콤 200회, 롯데마트 148회,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25회 순이었고 로펌은 김앤장이 3168회, 세종 856회, 광장 720회, 태평양 701회, 율촌 651회, 화우 610회 순이었다.

삼성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생명 관계자들이 주로 공정위 상임위원을 방문했다. 삼성생명의 지난 5년간 방문기록 65회 중 절반인 32회가 전원회의 의사결정권이 있는 상임위원을 만나러 간 것이었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은 사무관도 만나보기 쉽지 않다는 현실에 비춰보았을 때 접촉의 기회부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5년간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20명 중 13명은 대기업 임원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김앤장·세종·광장 등 대형로펌에도 현재 공정위 관료출신 인물이 50명 이상 포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매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업무연관성에 대한 우려를 제시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었다.

 

주요 대형로펌 공정위 방문 출입기록. 자료=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행정안전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일성으로 업무시간 이외에 공정위 은퇴자나 대기업, 로펌 변호사 등을 접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회와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업무상 기밀적인 사안들도 비공식적인 통로로 새어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월 조직된 공정위 신뢰제고 테스크포스에서는 사건의 조사심의과정에서 피심인 관계자와 공정위원들이 개별적으로 만나 설명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건설명은 서면과 서류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별면담까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대기업과 로펌에서 경제 재판관과 유사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공정위 직원을 수시로 만나는 것은 재판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과도 다름없다"며 "공정위의 신뢰제고를 위해서라도 직무관련자와 외부인 간의 사적인 접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