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전기차 열풍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가솔린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슈퍼카, 고성능차를 통해 기술 발전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올해는 전기차로 자존심 대결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는 전기차에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또한, 유럽은 전기차 중심의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이 가속화되고 전기차 도입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2040년부터 휘발유, 디젤 차량 판매를 금지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추진합니다. 독일 역시 디젤게이트의 여파로 내연기관 차량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연기관차가 중심이던 독일 자동차업체 3사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를 내세우며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BMW는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인 'I 비전 다이내믹스'를 공개했습니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2025년까지 전기 동력을 갖춘 25개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 중 12개 모델은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벤츠는 2022년까지 벤츠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 모델을 최소 하나씩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벤츠의 소형차 브랜드인 스마트는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완전 전기차로 전환해 전기차만으로 포토폴리오를 채운다는 구상입니다.

디터 제체 벤츠회장은 "5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1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폭스바겐그룹 역시 2030년까지 300여개 모델에 걸쳐 각각 하나 이상의 전기차 버전을 내놓는다는 내용의 전기차 추진전략 '로드맵E'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0억유로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세계 자동차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지난해 전기차가 약 2803만 대나 팔렸습니다. 이는 전 세계 판매량(8400만 대)의 3분의 1이나 되는 수치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이 화석연료 자동차의 생산 판매를 중단하기 위한 일정표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세계 인구 2위인 인도도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량 6위인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존재감이 없습니다. 친환경 정책인 화석연료 사용제한 시점을 설정하지 않았고 전기차 보급계획도 초라한 상태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기간에 전기차를 25만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지만 이마저도 가능하겠냐는 반응이 많습니다.

올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한 한국은 여전히 일반 차량 대비 전기차 판매량은 저조합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4623대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90만3449대로 전기차 비중은 0.5%에 그쳤습니다.

전기차 보급에 필수적인 요소인 전기차 충전기 현황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삼화 의원실이 지난 8일 환경공단이 구축한 전기차 충전인프라시스템을 통해 전국 전기차 활용현황을 점검한 결과 급속 완속 충전기를 포함한 전체 충전기 2025개 중 1292(63%)만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전기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274개 중 168개(63%)만이 사용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충전지는 점검중, 운영중지 등으로 적색등이 켜져 있어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특히, 부산과 대구, 대전 지역의 충전기는 절반이상 사용할 수 없어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편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한전과 민간기관이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 일부는 충전인프라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화석연료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내연기관차 중심에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업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보다 수소연료 자동차에 비중을 높이고 있고 서울 강남에 사옥을 짓기 위해 1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한국 정부도 전기차를 보급을 위해 인프라 강화와 화석연료 사용제한 기간을 설정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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