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ADD '고고도 핵 EMP 시뮬레이션' 분석
"EMP 방호계획 전면 수정해야"…안이한 軍 대응 지적

▲ ADD '고고도 핵 EMP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이철희 의원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북한이 핵 EMP(Electromagnetic Pulse·전자기펄스)탄을 서울 상공에서 폭파시킬 경우 전북 군산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모의실험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DD에 의뢰해 제출받은 '고고도 핵 EMP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서울 남산 상공 40㎞ 지점에서 160kt(킬로톤) 핵 EMP가 터질 경우 전북 군산까지 이르는 전 지역이 EMP 영향권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kt은 TNT 폭약 1000t 위력이다. 이번 시뮬레이션에 적용한 핵 위력 160kt은 지난 9월 포괄적핵확산금지기구가 최종 산출한 북한의 '6차 핵실험' 위력을 반영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폭발지점은 핵 EMP의 영향력이 극대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남산 40㎞ 상공으로 설정됐다.

그 결과 핵폭발로 발생하는 최대 도달 전자기파 강도(전계강도)는 20㎸/m(킬로볼트 퍼 미터)에 달하며, 10㎸/m 이상의 전자기파가 도달하는 범위도 500㎞(반경 25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m는 지난 1962년 구 소련이 카자흐스탄 상공에서 실시한 고(高)고도 핵실험 당시 국가기가망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확인된 전자기파 강도다.

이 의원은 "각종 전기·전자시설이 고도로 현대화되고 시스템 간 상호의존성이 심화된 현대사회가 1960년대보다 오히려 핵 EMP 위협에 취약하다"며 "전력망 등 사회기간망의 미약한 손상만으로도 전체 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핵 EMP에 대해 더 큰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軍)이 주요 지휘통제시설을 중심으로 EMP 방호구축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현실화된 핵 EMP 위협에 비춰볼 때 너무 더디고 허술하다"며 군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안보환경의 전략적 변화에 맞춰 EMP 방호계획을 전면수정해 획기적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