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층 옥석 가리기 뚜렷…"양극화 극명해질 것"

▲ 가계부채대책 이후 처음으로 청약자를 모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견본주택 내부모습. 사진=롯데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후 처음 개관한 견본주택이 청약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를 피하고자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자로 대거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전에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밀어내기 분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거선호 단지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가계부채대책 이후 처음으로 청약자를 모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은 평균 21대 1, 최고 3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진혁 한화건설 마케팅 팀장은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견본주택 오픈 당시에도 지역 인근에서 온 실수요자 위주로 방문이 주로 이뤄졌다"며 "여의도와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가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인 데다, 초역세권 입지와 뉴타운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는 단지여서 많은 수요자가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간 청약자를 모집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에는 4만2천여명의 방문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함께 공급하는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 2338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 실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엔 3만2천명이 몰렸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이 도보권에 있고, 단지 앞에 경전철 면목선 늘푸른공원역이 예정돼 있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로 북적였다.

SK건설이 건설하는 '송도 SK뷰 센트럴' 견본주택 역시 인기였다. 지난 금요일 견본주택 개관 후 3일간 관람객 2만9천여명이 방문했다.

김희욱 송도 SK뷰 센트럴 분양소장은 "송도국제도시에서의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송도 SK뷰 센트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뉴스테이도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서울에서 뉴스테이 공급이 거의 없었던 데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27일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6가 롯데푸드 부지에 들어서는 '문래 롯데캐슬'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 동안 1만2천여명이 방문했다. 특히 오픈과 동시에 재능기부자와 신혼부부, 8년 장기임차계약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접수자들로 붐볐다.

특별공급 청약에서 160가구 모집에 930명이 몰려 평균 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8년 장기임차인은 50가구 모집에 680명이 청약해 13.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 관계자는 "주변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인 데다, 청약 및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전국에 많은 분양물량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서 총 54곳 4만3587가구(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되고 이 중 3만339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는 전년동월 2만7168가구(일반분양기준) 대비 6225가구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올해 말부터 정부의 잇따른 규제 영향과 본격적인 공급 물량 대란이 맞물리면서 시장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 규제의 영향으로 수요층은 입지가 우수한 단지를 찾아 청약하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규제가 시행되는 내년 1월 이전에 수도권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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