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부터 주당…비틀대는 청소년들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각종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암울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들의 행복도를 나태내는 지수도 OECD회원국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공부시간도 가장 긴 편으로 속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살률과 흡연률에 이어 이제는 음주까지 청소년들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2012~2016년)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받은 10~19세 청소년 환자수가 총 7천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중독 현황'에 따르면 10대 알코올중독 환자는 2012년 1천415명, 2013년 1천304명, 2014년 1천588명, 2015년 1천726명, 2016년 1천76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남자보다 여자 청소년의 알코올중독 증가폭이 많았습니다. 10대 여자 알코올중독 환자는 2012년 590명에서 2016년 761명으로 29%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10대 남자 알코올중독 환자는 825명에서 1천6명으로 22% 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첫 음주를 경험한 나이는 13.2세로 조사됐고 최근 30일동안 한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냐는 질문에 15%가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식약처의 상반기 주류 소비와 섭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주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29%는 고위험 음주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위험음주는 소주 기준으로 남자는 8.8잔이상, 여자는 5.9잔 이상 마신 경우를 말합니다. 

심지어 여러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도 음주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37.5%로 3명 중 1명 꼴입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술에 취해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내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무면허 상태로 차를 빌리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더욱 크게 발생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20세 이하 운전자의 렌터카 교통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고 이 가운데 청소년들의 무면허 교통사고도 증가 추세에 있어 지난 5년간 사상자만 727명에 이릅니다.

최근 혼술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고 TV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퇴근 후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 마시는 모습을 힐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능에서도 게스트들이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술 주량을 말하며 많이 마실수록 대단한 것처럼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무분별한 음주노출로 인해 10대 청소년들은 음주에 대한 거부감보다 호기심이나 동경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이른 나이에 음주를 접하고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음주를 위해 술을 구입하는 청소년은 처벌을 받지 않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은 판매한 업주들은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업주들이 제때 확인하지 않고 판매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를 악용해 술집에서 무전취식을 하거나 자신들에게 술을 팔았다며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업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주하는 청소년들에게 잔소리했다가 해당 청소년들에게 폭력을 당한 성인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술에 관대한 사회문화 때문에 청소년들의 음주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청소년 음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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