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탐사보도
[목요코멘터리①] 일상화된 핀테크, 신성장 동력인가? 규제 회피 수단인가?ICT‧금융 융합 산업 '핀테크' 다양한 소비자 수요 충족
중국 '핀테크 굴기'로 세계 선도 / 한국, 선진국에 3~5년 뒤쳐져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 기대 / 기존규제 교란 우려도 제기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대표의 어느 하루. 아침 7시 30분 임원회의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내년 신규 설비투자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한다. 10시에 해외 원자재 공급처에 '트랜스퍼 와이즈(Transfer Wise) 앱'으로 수입대금을 기존 은행 송금에 비해 저렴하게 해외송금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 문득 오늘이 아내의 생일임을 깨닫고 해외 사이트를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발견하고 '페이 팔(Pay Pal)'을 통해 간편 결제해 구매한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30분 정도 뛰고 나서 오후 2시경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노령화가 심화되는 미래에는 의료서비스 관련 회사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온라인 맞춤형 자동 자산관리서비스인 '웰스프런트(WealthFront)'를 통해 헬스케어 펀드를 매수한다.

오후에는 올해 대학교에 들어가 인생 고민이 많은 조카가 회사에 찾아와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준다. 형님네가 아주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조카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 '렌딩 클럽(LendingClub)'을 통해 저금리 학자금 'P2P(개인간 거래)대출'을 통해 학자금을 충당하라고 추천해준다.

▲스마트폰과 함께 일상으로 다가 온 '핀테크'

4차산업혁명 시대 '핀테크(FinTech)'가 일상화된 풍경이다. 금융(Financial)과 정보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인터넷·모바일 공간에서의 결제·송금·이체·자산관리, 인터넷 전문 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화폐 등 각종 금융 서비스와 ICT(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산업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핀테크는 현대인이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상의 온라인플랫폼에서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바로 바로 제공해 기존 공급자 중심의 금융서비스에 비해 소비자들의 다종다양한 수요를 신속하게 처리해준다.

또 공급측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수익과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은행업과 증권업 등 전통 금융업은 핀테크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 솔루션을 통해서 사용자들의 금융서비스 이용을 유도함으로써 금융회사는 인적·물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P2P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기존 은행(대출)과 증권(직접 조달)에서 소화하지 못한 성장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게도 자금 수급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에게 신속·다양한 서비스 제공, 금융회사, 새로운 수익창출, 기업,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

이에 세계 각국은 글로벌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서 엄청난 물량전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핀테크 산업분야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굴기(崛起·우뚝 솟음)'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 법인 언스트앤드영이 발표한 '2017 핀테크 도입지수'에 따르면, 핀테크 도입률 69%로 조사대상 2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중국은 인터넷 쇼핑·계좌이체·공과금 납부·통신요금 납부 등 일상의 모든 곳에서 왕성하게 모바일 결제가 행해지고 있다.

중국은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규제환경 ▲고도로 발전된 인터넷·전자상거래 비즈니스 ▲금융취약계층의 엄청난 미충족 금융수요 등을 바탕으로 현재의 디지털 상품·일상 소비재 중심에서 의료·여행·교육 등 다양한 산업영역으로 핀테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수 수원대 교수는 "올해 중국 핀테크 거래규모가 세계 시장의 3분의 1인 1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며 "중국은 향후 5년간 핀테크 시장에서 연평균 3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압도적 1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난 8월 17일 김종석 자유한국당(비례대표) 의원실 주최 '중국 모바일금융과 핀테크산업 동향 및 한·중 협력방안' 세미나).

▲중국, 올해 세계시장의 3분의 1 차지하며 글로벌 핀테크 발전 이끌어

전통의 금융강국인 미국과 영국도 핀테크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거대 금융센터와 기관·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세계 금융의 심장 뉴욕을 중심으로 관련 당사자들간의 긴밀한 협조속에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뉴욕은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Fintech Innovation Lab)'을 통해 15개의 주요 금융기관의 지원하에 금융 분야의 창업지원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을 받은 18개 업체는 7천6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영국 또한 정부 차원에서 지난 2011년 '테크시티(Tech City)'를 조성한 이후 거래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타트업 붐업을 통해 구글벤처스 등 해외자본의 유입을 확대하는 한편 바클레이즈은행이나 HSBC 등 전통의 대형은행이 스타트업 보육센터 운영과 제휴를 해 핀테크를 통한 글로벌 금융센터로서의 위상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영국, 정부와 민간 금융회사 협력해 핀테크 적극 육성

우리 정부 또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규제완화를 시행했다. 1단계로 전자금융업등록자본금 기준을 완화하고 전자금융업등록절차를 간소화했으며, 2단계로 핀테크지원센터를 운영해 핀테크 기업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이어 3단계로는 외국과 동일한 간편결제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공인인증서 사용과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한 규제를 폐지하고 사전 보안성심의제도를 없애 신규 서비스 출시기간을 단축시켰다. 그 결과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도입돼 보호된 시장체제 아래서 경쟁이 없었던 기존 은행권에 저금리경쟁을 유도하는 등 메기 효과(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일으켰고 크라우드 펀딩은 지난해 1월 첫 출시 이후 200여개 기업에서 300여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올해 핀테크 거래 규모는 512억 달러 수준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수한 국내 ICT인프라와 지난 2013년 기준 전체은행이용자 대비 94%인 인터넷 뱅킹이용률, 약 50%수준인 모바일뱅킹사용률이라는 양호한 물적 환경에 상당한 저조한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핀테크 산업이 선진국 대비 3~5년 뒤쳐진 수준이라는 평가다.

금융회사와 ICT기업간 소통부족, 경직적 사전 규제, 정보보안에 대한 우려, 발달된 ICT 인프라에 대한 안주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발달된 ICT에 비해 핀테크 산업 발전 지체, 최근 육성 시동

또한 핀테크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금융혁신을 이끌어냄으로써 갈수록 줄어드는 제조업 대신에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다른 한쪾에서는 기존 금융시장을 유지하던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됨으로써 기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핀테크의 대표주자로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안착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주장이 단적인 예다. 업계에서는 산업자본이 보유 가능한 은행 지분을 의결권 주식 4%로 제한해 온 은산분리 규제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제한 완화가 필요하다"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혜경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산업은 전혀 다른 범주다"며 "핀테크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우리나라 은행법의 근간인 은산분리제도를 뒤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제윤경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지난 9월 13일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및 운영상 문제해결을 위한 입법과제 모색 토론회').

박창균 중앙대(경영학) 교수는 "엄격한 의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은 업무 성격상 기존 은행과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기존 은행과 다른 법적 규율의 필요성이 없다"며 "금융당국이 진정으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금지하는 규제보다는 일단 샌드박스(Sand Box·일정한 범위 내에서 시장자율로 맡긴 뒤에 문제가 발생하면 개입하는 방식)규제를 통해서 핀테크의 산업의 발전을 지켜본 뒤에 사후적으로 규제의 필요성이 있을 때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