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경영진 승진으로 예우와 동시에 경영자문 맡겨
사상 최고 실적 반도체 4명 사장 승진…팀 백스터 북미 총괄, 북미 시장 공로 인정 승진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에 연루되면서 연기된 삼성전자의 정기 사장단 인사가 2일 단행됐다. 이번 인사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대표이사 경영진 3명을 승진시켜 예우함과 동시에 핵심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50대 사장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함으로서 세대교체를 통한 과감한 경영쇄신을 도모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좌측부터). 사진=삼성전자


▲사장 승진자 7명 전원 50대…세대교체 본격화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은 50대 연령의 인물로 채워 인적 쇄신을 통한 세대교체와 경영 쇄신을 본격화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의 평균 연령은 55.9세로 가장 젊은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54세(1963년생)다.

앞서 부문장 인사에서도 김기남 DS(디지털 솔루션)부문장 사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 사장도 모두 50대로 채웠다. 이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자 평균 63.3세와 비교하면 6.3세나 젊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며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권오현 회장 등 기존 경영진들은 경영자문과 함께 후진양성을 지원하도록 해 안정감 있는 경영쇄신을 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사진 좌측부터). 사진=삼성전자


▲최대실적 반도체 부문, 사장 승진도 최대

올해 3분기 매출 19조9천100억, 영업이익 9조9천600억을 비롯해 1년 내내 최고의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에 4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진교영 사장은 1997년 입사 후 차세대 D램개발 및 특성연구 업무를 시작으로 2004년 세계최초 80나노 공정개발, 2009년 20나노 소자개발 등 D램 공정의 한계돌파를 이끌었다. 어려운 개발환경에서도 강한 신념과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 10나노대 D램인 18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선도자(First Mover)로서 메모리 글로벌 초격차 기술력 유지에 핵심역할을 했다.

강인엽 사장은 UCLA 박사 출신으로 CDMA 모뎀칩(Modem Chip)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에서 CDMA/GSM/GPS용 모뎀 등 모든 3G와 4G 관련 칩 개발에 참여한 모뎀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다. 지난 2010년 입사 이래 시스템LSI 모뎀개발실장과 SOC개발실장을 역임하며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으로 모뎀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우수한 성능의 LTE 모뎀을 성공적으로 개발, 갤럭시S6에 탑재시키고 독자기술을 적용한 원칩(ModAP)을 상용화하는 등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SOC 사업역량을 한 차원 끌어 올렸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황득규 삼성전자 중국 삼성 사장, 팀 백스터 삼성전자 북미 총괄 사장(사진 좌측부터). 사진=삼성전자


정은승 사장은 파운드리 TD팀장, 시스템LSI 제조센터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과 제조를 두루 경험해 공정 기술력과 제조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며 글로벌 고객과의 소통역량도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반도체 개발과 제조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최초 18나노 D램, 64단 V-NAND, 10나노 로직공정 등 차세대 제품과 미래핵심 요소기술을 적기에 개발했다.

또한 기존 소자 중심 개발에서 설비·소재까지 확대된 연구개발 체계로 개발영역을 확대했고 반도체연구소장 재임 시절에는 개발실과 제조센터와의 원팀(One-Team) 체제 구축을 통해 사업부 양산 지원을 강화해 개발과 제조경쟁력을 높였다.

황득규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구매팀장, 감사팀장, 기획팀장 등 스탭 부문을 두루 거쳤으며 기획팀장 재임시절 반도체 중국 시안 단지 구축에 기여하는 등 중국 이해도가 높고 대외협력 관련 노하우가 풍부해 향후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비즈니스 지원과 중국 내 소통창구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휴대폰·TV·생활가전에서 미국 시장 1위 이끈 팀백스터 북미총괄 부사장, 사장 승진

팀백스터(Tim Baxter) 북미총괄 사장은 AT&T와 소니를 거쳐 2006년 삼성전자 미국판매법인에 입사한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가 북미 TV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달리게 하고 생활가전과 휴대폰 부문 시장 점유율 역시 1위에 올려놓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LA에 소재하는 북미시장의 대표적 럭셔리 가전 데이코 인수에 참여했고 올 6월 발표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생활가전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 당국과의 조율 역할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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