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국민들 왜 세금 내기 싫어하는 지 알아보니....
한국납세자연맹(이하 납세자연맹)이 9일 발표한 '한국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에 따르면 세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정부, 불합리하고 복잡한 세금을 만든 국회, 불공정하고 부패하고 강압적인 행정을 펼치는 국세청에 있는 것 때문이라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이날 자료에서 "특히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와 삼성의 상속·증여세 조세회피, 모 언론매체의 파나마 문건 등을 통해 한국부자들의 조세회피 행위가 드러나면서 언론과 대중들이 한국부자들을 극렬하게'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것은 비행청소년의 비행에 대해 부모나 사회의 잘못을 보지 못하고 그 아이만 비난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납세자연맹은 "매년 실시하는 세금조사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세금을 흔쾌히 낸다는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의 납세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9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첫번째로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내가 낸 세금이 나의 안전과 이익, 공익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야 하는데 특권층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 낭비되고 있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음이다.
이어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주변에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인식도 작용됐다.
납세자연맹은 "성실납세의 전제조건은 '다른 사람도 세금을 동일하게 낸다'는 공평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서 부자 된 사람 중에서 세법대로 세금내고 부자 된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하경제비중이 국내총생산(GDP)대비 약26% 높아 소득이 있는 4명중 1명은 소득세를 전혀 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성실납세가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 △정부신뢰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세율은 조세회피를 부추김 △조선시대 '백골징포'와 같은 불합리한 세금 많음 △세법이 너무 복잡함 △성실납세 후에도 세금의 리스크가 줄지 않음 △세무조사를 당해도 세금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등의 지적을 이어갔다.
특히 '백골징포'의 경우 뼈밖에 남지 않은 죽은 사람에게도 면포 등 세금을 물리던 행위인데 현재 주식을 명의신탁한 경우에 증여이익이 없음에도 불과하고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규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산세를 부과하는 규정 등이라고 납세자연맹은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이와 관련, "영수증 없이 거액의 세금을 사용하는 특수활동비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에게 증세를 요구하는 것은 반감만 살 뿐"이라며 "스웨덴처럼 세금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금낭비가 없도록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무엇보다 영수증없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권선택 납세자연맹은 회장은 "세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세를 추진하기 전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보완과 세법을 알기 쉽게 단순화하는 일이 시행되야 한다"며"무엇보다도 국세청이 정치적인 세무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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