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국민들 왜 세금 내기 싫어하는 지 알아보니....

▲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사진=한국납세자연맹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국민들은 왜 세금을 내기 싫어할까?

우리나라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9가지 이유가 조사, 발표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이하 납세자연맹)이 9일 발표한 '한국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에 따르면 세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정부, 불합리하고 복잡한 세금을 만든 국회, 불공정하고 부패하고 강압적인 행정을 펼치는 국세청에 있는 것 때문이라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이날 자료에서 "특히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와 삼성의 상속·증여세 조세회피, 모 언론매체의 파나마 문건 등을 통해 한국부자들의 조세회피 행위가 드러나면서 언론과 대중들이 한국부자들을 극렬하게'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것은 비행청소년의 비행에 대해 부모나 사회의 잘못을 보지 못하고 그 아이만 비난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납세자연맹은 "매년 실시하는 세금조사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세금을 흔쾌히 낸다는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의 납세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9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첫번째로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내가 낸 세금이 나의 안전과 이익, 공익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야 하는데 특권층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 낭비되고 있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음이다.

이어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주변에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인식도 작용됐다.

납세자연맹은 "성실납세의 전제조건은 '다른 사람도 세금을 동일하게 낸다'는 공평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서 부자 된 사람 중에서 세법대로 세금내고 부자 된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하경제비중이 국내총생산(GDP)대비 약26% 높아 소득이 있는 4명중 1명은 소득세를 전혀 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성실납세가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 △정부신뢰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세율은 조세회피를 부추김 △조선시대 '백골징포'와 같은 불합리한 세금 많음 △세법이 너무 복잡함 △성실납세 후에도 세금의 리스크가 줄지 않음 △세무조사를 당해도 세금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등의 지적을 이어갔다.

특히 '백골징포'의 경우 뼈밖에 남지 않은 죽은 사람에게도 면포 등 세금을 물리던 행위인데 현재 주식을 명의신탁한 경우에 증여이익이 없음에도 불과하고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규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산세를 부과하는 규정 등이라고 납세자연맹은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이와 관련, "영수증 없이 거액의 세금을 사용하는 특수활동비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에게 증세를 요구하는 것은 반감만 살 뿐"이라며 "스웨덴처럼 세금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금낭비가 없도록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무엇보다 영수증없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권선택 납세자연맹은 회장은 "세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세를 추진하기 전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보완과 세법을 알기 쉽게 단순화하는 일이 시행되야 한다"며"무엇보다도 국세청이 정치적인 세무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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