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비(非)서울의 갭 점점 커진다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최근 정부의 부동산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부산 등 인기지역의 청약 쏠림 현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 비인기 지역은 찬바람이 불고 있어 이른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커플링은 동조화의 반대말입니다. 그래서 디커플링을 비동조화 또는 탈동조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를 부동산에 적용시키면 부동산 가격이 서로 동조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지난 1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접수를 받은 19개 단지(민간 일반분양) 중 1순위에 마감된 곳은 49%인 9곳에 불과했습니다. 

이 중 5곳 사업장은 미달됐고 나머지 5곳 사업장은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1순위 마감 사업장 9곳 중 67%은 서울과 부산의 분양단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청약에 나선 단지들은 100% 1순위 마감했습니다. 그중 한화건설이 서울 영등포구에 분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08가구 모집에 2천306명이 지원해 평균 21.3대1 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이외에도 부산과 목포, 춘천 등 인기 지방에서도 청약 성적은 양호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에 분양한 '해운대 경동리인뷰 1차'는 257가구 모집에 2천163명이 신청해 1순위 청약경쟁률이 8.1대1로 기록했습니다.

반면, 지방 비인기지역에는 미달 단지들이 속출했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분양한 '안성경동메르빌'은 아무도 청약을 신청하지 않았고 전북 순창군의 '순창 미르채'는 1순위 신청에 아무도 없었지만 2순위에서는 단 1명이 접수해 굴욕을 맛봤습니다.

청약 경쟁율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세시장도 서울과 비서울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방 일부는 물량 과다로 역전세난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강남 등 일부 서울 지역은 재건축 이주민 탓에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지방(서울, 인천, 경기 제외)의 아파트 전셋값은 0.44%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은 3.27% 오른것과 대조되는 상황입니다. 

 

내년 전국의 집값과 전셋값이 올해보다 0.5%씩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지방의 아파트값만 떨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국 전셋값도 0.5% 하락하면서 전세시장은 안정되겠지만 일부 지방 지역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일어날 가능성도 나타났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2018 주택,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과 외곽지역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 주거용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셋값은 준공 물량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0.5%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는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보증금 반환이 어렵거나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워지면 '연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보인다"며 "신용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부동산 디커플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최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등 일부만 좋은 것이지 전체적인 제조업 경기는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도 입주물량 증가와 부동산 규제, 가격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세가 멈출 수 있겠지만 저금리로 인해 예금금리가 올라가지 않는 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되면서 핵심지역 인기지역의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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