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원칙, 세계인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온통 ‘가짜뉴스’가 판을 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에 트럼프의 막말과 튀는 행동까지 겹치면서 선거전은 진흙탕이었지요. 거짓과 가짜를 고발하는 제도권 언론의 ‘팩트 체킹’도 허사였습니다. 그러나 트위터를 앞세운 트럼프는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지구촌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 트럼프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취임 초부터 밑바닥이었습니다. 1년이 흐른 지금은 30%대 중반으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불린 지난달 7일(현지시간) 뉴욕 시장과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했습니다.

이 선거는 당선 1주년을 맞은 트럼프가 패배의 쓴 맛을 처음 본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아시아 순방 뒤에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에게 이번 아시아 순방은 어쩌면 반전의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북핵 문제 해법, G2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의 현안 해결 등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이런 주요 의제들에 대한 외교적 성과 여부는 리더십 회복의 바로미터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언행에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진지한 품격이 묻어나 보입니다.

특히 당선 1년이 되는 날을 한국에서 맞은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상당한 성의를 보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기상악화로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트럼프는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성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틀째인 지난 8일 국회를 찾아 한 연설은 그를 다시 보게 하였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폐허에서 40년 만에 세계 10대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꿰뚫고, 상당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연설을 마친 뒤 여야의원들의 박수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화답하는 데에는 트럼프에 대한 평가가 그야말로 가짜뉴스인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 북한을 향하여 “미국을 과소평가하지도 시험하지도 말라”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겠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국가의 하나로 발돋움했다.”는 그의 찬사에는 가슴이 다 뭉클했습니다. 트럼프는 국회 방명록에 “한국과 함께여서 대단히 영광이고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합니다.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코리아 패싱’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원칙을 거듭 확인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를 안도하게 했습니다. 그야말로 트럼프가 만들어낸 ‘진짜뉴스’는 바로 북한의 핵 야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튼튼한 한·미 동맹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도발과 6차 핵실험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에 대한 유엔연설 등은 언제라도 군사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는 듯 했습니다. 그런 그 당사자가 직접 한국을 찾아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원칙을 거듭 확인한 것은 세계인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 한껏 트럼프의 자존감(自尊感)을 높여 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국회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을 품격 있는 지도자로 돋보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미동맹의 호혜성과 상호 배려, 신뢰와 연대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했을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위상과 외교적 입지도 격상시키고 강화시켰다고 평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우리정부의 남은 과제는 크게 세 가지 일 것 같습니다.

첫째, 미국의 첨단 전략 장비 구입과 FTA 개정협상입니다. 그야말로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무기를 엄격히 선별해 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FTA 개정 협상도 호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지요.

둘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입니다. 북한이 핵 실전 능력과 도발 의지를 겸비하고 있으므로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에 만전을 기하는 것입니다.

셋째,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입니다.북핵문제는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안 됩니다. 미국을 설득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창의적으로 주도하는 것입니다.

자존감이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트럼프의 예측 못하는 행동이 또 언제 돌변 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자존감을 높여 준 이번 트럼프의 방한에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김덕권 원불교 전 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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