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락호

곧은 듯 부드러운 선,
하늘 높은 곳까지 올려다보며
너는 세상에 외마디를 지른다
오천 년 역사의 한 서린 아픔을 지켜보았노라고.

벚꽃으로 위장한 칼날이 너의 살갗을 찢고
어미의 젖가슴에 어혈을 물들이고
아비의 입과 귀를 도려낼 땐,
억지로 감춘 고통의 망령을 보아야만 했던 너는,

해국이 만개한 돌 틈 사이와
거친 섬제비쑥에 숨겨두고
괭이갈매기 울음소리가
하얀 각혈로 바위를 물들일 때까지
눈물을 감추어야만 했다.

너는 거기서 누런 황소가 끌고 가는
꽃상여를 침묵으로 지켜보며,
훌쩍이는 요령 소리에 아리랑을 숨겨야만 했다.

침묵으로 통곡을 노래하던 독도여!
삼키지 못한 억겁의 한이
무거운 약속으로만 남지는 않을 테니,
이제는 울음을 거두어라.

시린 가슴을 안고 너도 하얗게 새벽을 지키며,
희망을 품고 있지 않은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미래에 맑은 영혼의 소리를
해가 떠오르는 지평선에다 외치고 있지 않은가.

구멍 숭숭 뚫린 몸뚱이는 이제
저 멀리 태평양을 지나 이랑을 만들고,
꽃을 피우다가 열매 맺을 것이라고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가.

이제 오천만이 하나 되어 너에게
무릎을 내어 쉬게 할 터이니
너는 이제 우지마라.
우지마라, 독도여!!


■김락호 프로필

△현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장
△현 대한문인협회 회장
△현 대한문학세계 종합문화예술잡지 발행인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지도교수
△현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 자문의원현) 도서출판 시음사 대표

△저서: [소설] 나는 야누스다
[시집] 내게 당신은 행복입니다. 눈먼 벽화 외 11종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매년 저자로 발행 2005년~2017 현재
△편저: 인터넷에 꽃 피운 사랑시 외 160 여권
△시극: 내게 당신은 행복입니다. 원작 및 총감독
(cmb 대전방송 TV 26회 녹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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