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자 분야에서 '한국 핵심 인력 빼내기'로 우리나라와 기술격차를 줄인 중국이 차세대 먹을거리인 배터리 분야까지 넘봄에 따라 업계는 물론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예컨대 중국의 한 전기차 업체에 이미 100여명의 한국인 인력이 스카우트돼 일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한심한 일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인력이 유출됐는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온 고급두뇌인력을 더 이상 잃지 않으면서 계속 양성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주간지 일렉트로닉 엔지니어링 타임즈(EET)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전자 및 IT 분야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과 일본의 연구진이 대체로 만족스럽게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외국 파트너 중에서 한국인이 각각 11%와 2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연구 인력 수준이 국제적으로 어깨를 견줄만하다는 고무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즉, 고급두뇌를 확보하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먼저 국내의 고급인력을 잘 지키고 그들이 흔들림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경쟁 시대에서는 뛰어난 인재가 기업이나 국가의 으뜸가는 자산이 된다. 모든 산업의 핵심 요소는 ‘사람’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기업 백년대계’를 위한 인재 육성과 지키기에 국가 차원서 나서야겠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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