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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무방비' 건축물들 ③ - 전문가 제언<끝>"내진설계 비전문가인 건축사가 맡아…관련법 허점"
   
▲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매산리의 지진 피해를 본 한 주택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며 위태로운 모습으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층건물 건축사가 인허가…
구조기술자가 전층 검수케"

"내진보강 도입 속도내고
활성단층 조사도 조속히"

포항지진으로 전국에서 온 국민이 들썩였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체감 위력은 매우 강했다. 건물 외벽 벽돌이 무너져 내려 주민들이 서둘러 대피했고 철근은 엿가락처럼 휘어 바깥으로 앙상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진이 일어난 현장에는 잔해가 널브러져 있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경주지진이 발생한 지 1년 2개월 만에 강진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우리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공포와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일간투데이는 국내 내진설계 현황과 실태를 파악해 문제점을 돌아보고 해외사례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총 3회에 걸쳐 대안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포항지진을 계기로 건축물에 내진 보강 및 내진 설계 도입에 속도를 내고 활성단층에 대해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동안 내진 보강·설계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인식이 결여됐던 점을 재차 지적했다.

이상호 부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21일 일간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 안전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내진보강과 내진설계 관련 법을 재검토하고 활성단층에 대한 활발한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경북 포항 지진피해를 입은 건물에 대한 안점점검을 위해 대한건축학회와 시설안전공단 등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했다.

지진으로부터 선제 대응을 하기 위해선 내진설계에 근간이 되는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배윤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 건축물 지진위험도 평가 위한 자료 확보와 관리방안' 보고서에서 "건축물의 내진성능은 지반의 흔들림 등과 같은 지진발생 자료와 지진에 직접 노출되는 건축물 등 지진피해 자료에 근거해 판단된다"며 "결국 지진발생 및 지진피해 자료 등은 건축물의 내진성능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진설계 비전문가인 건축사가 내진설계를 맡도록 한 우리나라 내진설계법의 허점도 드러났다.

현재 건축구조기술자가 6층 이상 건축물에 구조안전을 검토하고 있지만, 5층 이하 건축물은 건축사가 자체적으로 인허가를 처리하고 있다.

내진설계 건축법령이 도입된 1988년 이전 건축물뿐만 아니라 5층 이하의 건물 역시 내진성능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셈이다. 따라서 전 층에 내진설계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자가 검수하도록 현행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현업에서 나온다.

이호찬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내진 설계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는 6층 이상 건물부터 내진 설계에 참여하도록 층수가 제한돼 있어 5층 이하 건물은 지진 사각지대에 노출된 셈"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 사후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대해 서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오상훈 부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5층 이하 건물에 대해선 구조 엔지니어들이 검토를 안 거치고 건축사가 설계를 하니 저층 건물이 지진으로부터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구조확인과 사후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포항지진을 계기로 건물 외장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나왔다. 건물 설계 측면만 강조하기보다는 건물 외벽이나 타일, 마감재 등 비구조재 관련 내진 지표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계를 강화하기 위한 연구와 기술은 논의되고 있지만 비구조재 안전을 확보할 내진 지표 등 관련 법령이나 안전 기준은 전무한 실정이다.

김태완 강원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포항 지진 때 건축물에 붙어 있던 외장재가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듯, 지금까지 지진에 대비해 구조체의 내진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외장재 등 비구조재의 안전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재봉 부산대 지진방재연구센터 연구교수 역시 "지진 충격에 건물에서 떨어진 마감재는 직접 인명피해를 낼 가능성이 있어 내진 성능 검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진 재난 수습시 필수 시설이나 장비 대부분도 비구조재여서 관련 법령과 안전 기준을 세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구조기준을 개정해 외장재에 대한 내진 적용 규정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예산 45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1년까지 외장재와 같은 비구조재의 내진 설계 기준 등을 마련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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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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