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임현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뒤 따라 오고 있는 줄 알았던 중국이 한 발 앞섰다. 지난 11일 중국의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 기간 '알리바바'가 거둔 성과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보다 한 수 위였다.

한 수 위라 함은 단순히 28조에 육박하는 매출 규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며 유통산업의 선두에 오른 그 속도를 칭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두되는 신기술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있다. 알리바바는 AI 기반 상담 챗봇과 운반 로봇을 활용해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거대한 규모의 주문량과 택배물량을 소화했다.

알리바바의 신기술 사용은 이 뿐이 아니다. 전용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빅데이터는 글로벌 사업에 중요한 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딥 러닝(Deep Learning)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켜 상품 분류와 상품 검색 기술을 갖춘 지능형 비주얼 서치 '파일리타오(Pailitao)'도 내놨다.

파일리타오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제품의 정보 또는 유사 제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광군제 기간에는 하루 3천명이 이를 활용해 상품을 찾았다.

알리바바는 지난 2009년부터 빅데이터 사업을 시작했으며, 비주얼서치는 2014년에 이미 상용화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각종 규제와 제조업 등에 치우친 투자로 시작이 너무 늦었다는 평이다.

알리바바는 이 같은 기술 적용과 성과를 통해 현재 중국이라는 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간 상태다. 이는 알리바바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글로벌 기업들 전반에 해당한다. 탈(脫) 중국화가 앞으로 밟아 나가야할 수순처럼 자연스럽다.

우리나라가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성공이라 부르기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둘 때, 추격을 불허하듯 앞선 중국의 뒷모습을 보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더 이상 제시가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보편화되고 빠른 인터넷을 장점으로 앞세워 온라인 사업을 주도하던 우리나라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와 각종 규제로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현재의 부진한 성과와 따라잡힌 각종 순위는 잠시뿐인 슬럼프라고 믿는다. 다른 기업들이 힘을 얻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탈(脫) 한국' 기업이 등장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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