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터페이스 급속확산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음성 인터페이스 시대다. 이동통신사 중심이었던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 출시가 포털사이트로 번져가며 보편화 되고 있다. 또 별도의 스피커 없이 스마트폰 단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성으로 주문하는 서비스도 등장해 음성 인터페이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IT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지난달 '2018년 이후 주목해야 할 10대 디지털 주요 전망'을 발표하며 시각·음성 검색을 지원하도록 웹사이트를 재설계한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각과 음성검색에 기반 한 소비자 문의는 고객의 관심사와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도입한 기업과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이에 아마존의 '에코(Echo)'와 구글의 '구글 홈(Google home)'과 같은 음성기기에 대한 고객 수요가 오는 2021년까지 약 3조9천7백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음성 인터페이스의 전망과 함께 우리나라 기업도 AI스피커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또 기능은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격을 낮춰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산하의 음원인 '멜론'을 정기 유료 사용하면 AI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59% 할인된 4만9천원에 기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며 음성 인터페이스 인지도를 높이는데 앞장선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 9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스피커는 하드웨어 아닌 서비스"라며 "아직 사용자들이 기계에 말을 거는 행위를 낯설어 하지만 음원 서비스를 통한 음악듣기와 메시지보내기, 주문하기 등 카카오미니가 가진 서비스를 통해 기계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자사의 AI스피커 '웨이브'와 '프렌즈'에 내달 중 음식배달 주문 서비스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기에 적용된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말로 주문하고 결제까지 끝내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지난달 배달 음식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5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 비서와 스피커 등 이용자 경험에서 음식 배달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글로벌 IT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롯데닷컴은 별도의 AI 스피커 없이 스마트폰 단독 앱으로 음성을 인식해 주문에서 배송까지 연동되는 '음성주문'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며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 e커머스에 박차를 가한다.

이 서비스는 롯데닷컴 앱 접속 후 음성주문 버튼을 누른 뒤 '생수' 또는 '생수 주문해 줘' 라고 말하면 구매가 시작된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 버전으로 고객의 반복구매가 잦은 생수와 즉석밥 등 60여 가지 식품군 위주로 테스트 중이다.

 

롯데닷컴이 음성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음성주문 테스트를 시작했다. 사진=롯데닷컴


음성인터페이스 확대 로드맵에 따라 롯데닷컴은 지난 2016년 3월 음성검색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내가 주문한 상품 언제와" 라고 물으면 주문배송 조회 화면을 띄워주는 '쇼핑 인포메이션 검색서비스'도 도입했다.

롯데닷컴은 이 같은 음성인터페이스에 이미지 검색서비스 '스타일추천'과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챗봇 '사만다'도 결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빠르면 오는 2019년 상반기,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상담과 추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닷컴은 "음성주문을 활용해 쇼핑시간도 기존 터치 선택 방식 대비 3분의 1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품군을 생활용품과 반려동물용품 등으로 확대하고, KT 등 외부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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