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바짝 추워진 날씨와 반대로 아이폰X(텐)의 흥행세가 뜨겁다. 64GB 136만700원, 256GB 155만7천600원으로 국내 유수의 전자회사 양문형 냉장고 가격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대지만 이동통신3사를 통한 사전예약은 시작되자마자 바로 매진행진을 보였다.

추운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터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콜드게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녹색 줄이 사라지지 않는 '그린라인 게이트', 전면스피커에서 잡음이 발생한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됐다지만 애플매니아들의 뜨거운 아이폰 사랑의 열기는 전혀 식지 않는다.

시장에선 아이폰X의 초반 흥행세의 원인으로 페이스ID·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증강현실 등 신기술의 도입과 기존 아이폰 구매자들의 교체수요, 지난 9월 선택약정할인율 25%상향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던 아이폰의 가격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높은 제품 선호도에 애플이 좋은 고객서비스로 대응하기보다 '갑질'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을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지만 항상 1차 출시국에서 빠진다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불만족스런 AS에 더해 올해는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 아이폰8 배터리의 스웰링(팽창)현상이 보고됐음에도 국내 출시때 이에 대한 대비책을 충분히 강구하지 않아 원성이 자자했다.

최근에는 이통사에 아이폰 광고비를 전가하면서도 홍보물 문구까지 간섭한다든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이통사에 물량을 공급하고 불량품에 대한 책임은 이통사에 떠넘기고 있다는 등 각종 불공정행위가 부각되면서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다. 업계에선 비단 이통사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등 관련 산업생태계도 아이폰의 갑질로 신음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번 공정위 조사를 계기로 애플은 국내 절대 충성고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갈취하기만 하는 약탈적 시장전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통사들도 단기적인 이해에 빠져 국내 기업들간의 '치킨 전쟁' 속에서 애플에 휘둘리기보다는 공동의 활로를 모색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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