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까지 그러한 노력은 지속돼 왔다. 관련 기관들은 신고전화나 모니터링단, 예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접점'이다.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과 같이 일상의 접점에 있는 '소셜미디어', '미디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내놓는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공적인 제도‧정책의 개선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작 그것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더군다나 우울증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이나 선택을 한 적이 있다는 고백은 참으로 불편하다. 물론 그들의 어려움까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끔 논하듯 정말 '공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불편한 고백보다는 극복과 치료에 프레임을 맞춰 고백하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베르테르 효과를 한번쯤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또 다른 예는 '직장'이다. 지금 선보이고 있는 정책과 제도들은 그 곳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감정노동자들의 건강보호 핸드북을 발간했고 산업재해 트라우마에 의한 불안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해 삶을 포기하는 보도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경찰청의 보도를 보면 매년 20명의 경찰관이 자살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한 가지 직업이 아닌 다수의 직업군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의 시도가 자살률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게다가 게시글이나 라이브방송 텍스트로 판단하는 자살 징후가 '정확할까?'라는 의구심도 사실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익숙한 곳에서 이러한 시도가 시작된다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더 큰 효과가 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베르테르 효과를 역으로 이용해보자는 것이다. 혹 그것이 과하거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고 해도 한번쯤은 진행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 자살률을 조금이라도 낮출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 과정에서의 부족한 점은 '정책'과 '제도'로 보완하면 된다. '나의 시청자·독자들이, 나의 직원들이, 나의 동료들이 삶을 포기하게 하지 않게 만들자' 이것만 생각하자.
정우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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