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의 당부…악성코드 감염시 확인전화 걸어도 사기범에 연결

▲ 문자메시지로 가짜 금융회사 앱을 깔도록 유도하는 사기범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자료=금감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1. 사기범은 'OO캐피탈'을 사칭해 피해자 A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저금리로 전환대출이 가능하다며 해당 금융회사의 대출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사기범은 '공탁금이 필요하다' '계좌 잔액이 있어야 한다' '법무사 비용이 든다' '거래 내역이 있어야 한다'며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했다. 피해자 A씨는 사기범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금감원 콜센터로 전화했으나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해 금감원 직원으로 속인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피해자는 안심하고 사기범이 지정해준 계좌(사기범의 대포통장)로 수차례에 걸쳐 총 수백만원을 송금하자 사기범은 이를 찾아 잠적했다.

#2. 'OO저축은행'을 사칭한 사기범은 피해자 B씨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며 접근했다. 사기범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B씨의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OO저축은행' 앱을 설치하라고 설명하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대출할 수 있다'면서 지정된 계좌(사기범의 대포통장)로 상환하라고 했다. 피해자 B씨는 해당 내용 확인차 대출받은 금융회사에 전화했으나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해 금융회사 직원으로 속인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일당은 기존 대출금 수천만원 챙겨 도주했다.

최근 저금리 대환 대출 등을 미끼로 스마트폰에 가짜 금융회사 앱을 깔도록 해 돈을 가로채는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짜 금융회사 앱을 설치토록 유도하는 사기범죄 신고는 지난 7월 32건에서 9월 63건, 11월 153건으로 증가세다.

뿐만 아니라 검찰·경찰 등 공공기관 외에도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를 사칭하는 대출 사기 신고도 7월 2천222건에서 9월 2천14건, 11월 2천498건으로 늘었다.

우선 사기범들은 금융회사를 사칭하고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로 접근한다. 전화통화 중 문자메시지로 가짜 앱 주소를 보내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쓴다.

금융회사 앱을 보여주면서 햇살론 등 저금리 서민지원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뒤 대출을 위해 대출금 상환이나 공탁금, 법무사 비용, 보증보험료 등 명목으로 각종 수수료 등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직장 등 개인정보도 빼간다.

문제는 확인전화를 위해 금감원이나 금융회사의 전화번호로 확인전화를 걸어도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해 사기범에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사기범은 금융회사 직원으로 사칭해 대출심사가 진행중인 것처럼 안내해 소비자를 안심시키면서 입금을 유도하고 금품을 편취해 잠적한다.

금감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의 인터넷 주소와 앱 등은 확인하거나 설치하지 말고 보는 즉시 바로 삭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신 백신프로그램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휴대전화의 보안점검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출을 권유받으면 일단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금감원은 악성코드 감염 우려가 없는 유선전화 등으로 해당 금융회사 공식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해 대출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출사기로 의심되는 전화 등을 받은 경우에는 경찰서나 금감원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경우 당황하지 말고 경찰서나 해당 금융회사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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