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로 의사·간호사 업무 경감, 의료서비스 향상…의료비용 절감, 의료 의사결정 민주화
빅 데이터가 아닌 '스마트 데이터' 필요…인공지능 오작동 따른 의료사고 대비책 강구해야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피부 상태만 보고 질병이나 암 유무 여부를 진단하는 의료 도우미가 나오는 것을 비롯해 전염병 확산 경로 예측 등 다양한 의료목적으로 AI(인공지능)가 널리 활용될 것이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서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톰 미첼(Tom Mitchell) 미국 카네기멜론대학(CMU) 교수는 'AI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래 의료의 모습을 이렇게 제시했다.

전 산업에 걸쳐서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게 밀어 닥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또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미래 의료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의료서비스는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반면 의료비용은 절감되면서 국민 의료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은 전문의의 일상적인 업무부담을 경감함으로써 진료 효율의 향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의료용 물류와 환자 배식을 돕는 인공지능 로봇의 확산으로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간호사의 업무부담도 줄여 줘 간호서비스가 절실한 장기 입원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기반 생명유지장치 모니터링과 이상징후 탐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중환자의 생존률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더해 의료행위 의사결정의 민주화도 촉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언 가천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AI를 통해 동료 의사간, 의사와 환자간 정보가 폭넓게 공유되고 토론이 활성화되면서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방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며 "과거 도제식 의료환경에서 선임의사와 병원에 쏠려 있던 권위주의적인 의료행위 의사결정권이 환자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하지만 이런 의료 인공지능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의료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이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공지능 머신러닝의 원칙은 입력 데이터가 좋아야 출력 정보도 좋다(Garbage In, Garbage Out)"며 "단순히 의료 데이터의 절대량이 많다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인공지능은 다른 인공지능보다 정확도가 굉장히 높아야 한다"며 "데이터의 절대량보다 잘 레이블링(Labeling·병변의 위치와 종류를 영상 데이터에 표기하는 행위)된 영상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 인공지능의 오작동에 따른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도 논란거리다. 윤혜선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 설계시 고려하지 못했던 조건들에 의해 오작동이 발생하는 경우 의료사고 등 인명피해 유발 가능성이 있다"며 "이외에도 바이러스·해킹 등에 의한 개인 정보 유출과 범죄에 악용될 위험도 큰 문제다"고 지적한다.

이에 윤 교수는 인공지능 기기의 품질인증제도 및 안전 관리감독제도 도입, 제조물 책임법의 정비, 보안 및 관리 강화를위한 민·형사상 책임제도 강화, 행정형벌제도 정비 등을 통해 각종 인공지능 의료기기로 인한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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