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한국패션협회는 이 같은 현상을 '2017년도 한국 패션산업 10대 뉴스'로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3천200개의 업계뉴스와 100만 건의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개의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전문가와 실무자 간담회를 통해 다시 10개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롱패딩 열풍은 1차적으로 수집되는 20개 키워드에 속해 있지 않았다. 수집 기간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였기 때문. 그러다 지난달부터 폭발적인 인기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자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10대 뉴스로까지 선정됐다.
하지만 평창롱패딩의 경우 롯데백화점의 기획 상품으로 제작·유통·판매 모두 롯데가 하는 것이기에 수수료가 빠져 가격이 대폭 낮아질 수 있었다. 게다가 한정 제품이라 재고 발생도 없다.
롱패딩의 흥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이때 정확한 수요예측이 패션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재고발생을 막을 수 있다. 갈대 같은 고객들의 취향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 겨울옷은 특히 객단가가 높아 재고가 남을 시 타격이 크다.
롱패딩 열풍으로 대두되는 단일상품 성공은 '의류 브랜드'의 정의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이다. 기존에는 겉옷과 상·하의, 소품까지 모든 제품군을 하나의 컬렉션으로 선보였으나 최근에는 잘 만든 제품 하나로 뜨는 브랜드가 생겨나는 추세다.
그러나 단일아이템 흥행 리스크는 과거 실패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고가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구스다운 패딩과 일 년에 단 며칠 입는 래시가드의 시장 포화 등이다. 업계는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그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다. 때 아닌 봄에 '사장님이 미쳤어요'를 진행하지 않으려면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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