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 일찍이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다. 오프라인 생산 현장에 온라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O2O에서 비롯된 혁신이다. 새로운 생산양식과 생활방식이 요구되는 시대다. 전혀 새로운 사회가 다가오고 있음이다.

모든 사물에 인터넷(IOT)이 부착되는 초 연결사회(I), 여기서 제공되는 자료는 즉시 무수한 클라우드(Cloud)에 쌓이면서(C), 빅 데이터(Big Data)로 분석돼(B), 스마트 폰(Mobile)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는(M) 시대를 뜻한다. 최첨단 기술과 가치 변화의 급변 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 만사 자동화되는 스마트 하우스, 스마트 도시로 일컬어지는 유토피아 시대다. 혹자는 사람이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에 설 땅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예단한다. 그건 아니다. AI의 기본 설계와 운용을 가능케 하는 통제권은 인간에게 주어지도록 발전 과정마다 ‘장치’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에 빼앗기는 고급두뇌들

그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최첨단 산업을 유지 발전시키는 인재 육성이다. AI 기술에 의한 로봇이 할 수 없는 영역, 곧 인간만이 가능한 소프트파워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일의 최종 결정은 사람의 몫이다. 회사든 국가 든 인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 재산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최대 자산’인 고급 두뇌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 여간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두뇌유출의 유형은 유학 후 현지잔류, 기술 인력의 해외이민, 외국회사 취업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편적인 사례이긴 해도 정보기술(IT) 분야의 경우 대학교수 초빙공고를 보고 지원해 오는 외국학위 취득자의 수가 최근 1, 2년 사이에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뒷받침이다.

이런 현실에서 설상가상 중국에서 우리의 고급 인력을 빼가고 있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최근 '배터리 굴기(堀起)'를 외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선 중국이 한국 고급 인력 스카우트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업체가 경력 10년차 이상에게는 연봉 4억∼5억원까지 제시하는 등 국내 업체보다 3∼4배 더 많은 급여를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적잖은 고급인력이 중국업체로 이직하고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온 고급두뇌인력을 더 이상 잃지 않으면서 계속 양성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주간지 일렉트로닉 엔지니어링 타임즈(EET)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전자 및 IT 분야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과 일본의 연구진이 대체로 만족스럽게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외국 파트너 중에서 한국인이 각각 11%와 2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연구 인력 수준이 국제적으로 어깨를 견줄만하다는 고무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4차 산업 선도 방책은 인재 확보

즉, 고급두뇌를 확보하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먼저 국내의 고급인력을 잘 지키고 그들이 흔들림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경쟁 시대에서는 뛰어난 인재가 기업이나 국가의 으뜸가는 자산이 된다.

"천하를 다투려거든 먼저 인재를 다투어라.(夫爭天下者 必先爭人)"고 한 주나라 건국 공신 태공망 여상의 교훈은 사람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처럼 고대로부터 국가권력은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 쓰는데 노력했다. 과거제도를 시행하던 당나라가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관료선발 기준을 함께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인재를 선발해 리더 후보군으로 두고 경쟁을 통해 최적의 인물을 선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우리에게서 상위 20명의 인재를 스카우트해 간다면 MS는 전혀 무게감 없는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역설했을 정도다. 인재 유출을 막고, 고급인재를 두루 확보하는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방책이다. "당신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어 '우분투'처럼 인재가 있기에 회사와 국가에 미래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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