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남성 고용률 지난해 70%대로 하락…美·日보다 낮아
"숙련인력 수요 유지 위해 경제혁신 가속화·인력 수준 높여야"

▲ 20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공공기관채용박람회'에서 고등학생들이 면접 의상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청년실업률이 4년째 급상승하는 원인은 청년들이 저숙련 일자리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청년의 숙련인력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혁신을 가속화하고 우리나라 최상위 인력의 낮은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발간한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청년실업률은 지난 2000년 이후 약 8%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3년부터 급속히 상승해 현재는 약 10%다.

이 기간 전체 실업률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다만 보고서는 2000년 이후 청년 노동시장에서 남자 25∼29세 고용률 하락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주목했다.

20대 후반 남성 고용률은 2000년 78%에서 2016년 70%로 떨어졌다. 이는 90%인 일본은 물론, 80% 내외인 미국, 독일, 프랑스보다 크게 낮다.

또 2013년부터는 이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여성은 25∼29세에서 고용률이 꾸준히 상승해 남성과 같은 취업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실업률은 역시 2013년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KDI는 치솟는 청년 실업률 배경으로 우리나라 청년인력 수준이 동질적이라는 특징을 지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 등을 보면 우리나라 25∼34세 청년 역량분포는 중간에 밀집돼 있고, 격차가 매우 작다.

하위권 역량은 외국보다 높지만, 상위권은 선진국에 미달한다. 우리나라 청년 평균역량은 언어능력은 최상위권,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중위권이다.

하지만 상위 1% 역량은 비교 대상인 주요 33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으로 언어능력은 25위, 수리능력은 29위, 문제해결능력은 26위에 불과하다.

반면 하위 1% 역량은 최고 수준으로 언어능력 4위, 수리능력 6위, 문제해결능력 6위였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제도 특성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중간에 밀집한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에서도 사무직, 생산직 등 중간수준의 일자리를 찾지만, 이런 일자리는 기술혁신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동질적으로 양성된 청년들이 3D 등 저숙련 일자리를 기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정보화 혁명이 각 경제에서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렸는데, 이후 정보화 혁명의 진전이 느려지고 숙련인력의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가 1980∼1990년대 급속히 증가했지만, 2000년대 이후에 크게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숙련인력 수요는 미국보다 크게 작은데도 이미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면 경제혁신을 가속화하고 최상위 인력의 낮은 수준을 높여 숙련인력의 수요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경제혁신을 위한 동태적 기업성장환경과 교육에서의 수월성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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