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광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사무총장 인터뷰

4차산업혁명이 21세기 인류사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일간투데이는 '4차산업 중심 일간지'로서 오늘을 '보고', 내일을 '읽고', 혁명을 '쓴다'는 편집기조를 부여잡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새해를 맞아 '4차산업혁명, 길을 묻다!'를 타이틀로 특집기획을 시작한다. 격변의 시대, 이 나라의 4차산업은 어디로 가야 할까. 각계 전문가들의 '그 목소리'와 공명한다. [편집자 주]

 

김성광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사무총장. 사진=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국내 VR(가상현실)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산업 분야에 지나치게 치중된 발전을 거듭했지만, 콘텐츠 제작 업계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상황이다. 이는 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핵심인 콘텐츠 부재로 나타났고 이러한 불균형은 우리 산업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성광 VRAR콘텐츠진흥협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4차산업혁명, 길을 묻다!'타이틀로 본지가 진행한 신년 특집기획 인터뷰에서 국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장 상황에 대한 물음에 "국내 VR·AR이 확실한 시장을 확보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생소한 분야였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인지도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김 사무총장은 국내 VR·AR 시장에 대해 "현재 전문가들의 평가가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맞서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VR·AR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다양한 VR 체험존과 AR을 기반으로 한 '포켓몬 고'의 열풍으로 많은 국민들이 인지하게 된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향후 VR·AR 시장 전망을 묻자 그는 "포켓몬 고의 열풍과 VR룸의 성장으로 대변되는 게임 산업 분야는 그 성장세가 매우 빠를 것"이라며 "부동산·건축·교육·예술·인문·심리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융합하면 분야별 시너지도 폭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무총장은 특히 교육·문화 분야에서의 융합을 주목했다. 그는 VR·AR 기술이 지역·가구별 소득 격차에서 오는 교육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볼 기회를 주고자 지난 2013년부터 도입한 자유학기제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역사·문화의 경우에도 그동안 책으로 보고 현장에 가서만 볼 수 있었던 우리 삶에 녹아 있는 역사를 VR과 AR 기술과의 접목으로 다시 우리와 함께 살아 흐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역설했다.

김 사무총장은 국내 VR·AR 사업이 세계적으로 활로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선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적 뒷받침과 기업의 혁신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콘텐츠산업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양산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도 통할 수 있는 이른바 '킬러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VR-AR 핵심콘텐츠 개발과 기업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 "해외사례 벤치마킹보다 적극적인 투자 우선"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VR시장 규모는 지난해 67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7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VR 시장의 경우 지난해 1조4천억원에서 2020년 5조7천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물론 삼성전자 등 IT 관련 글로벌 기업들도 미래 핵심 기술로 VR을 지목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VR 기술과 융합이 가능한 여러 산업에서의 다양한 변화들이 시작됐다.

김 사무총장은 "국내 VR과 AR 산업은 기존 하드웨어(HW) 생산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인 콘텐츠 개발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으로 각 분야별로 홍보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례로 최근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VR 컨퍼런스'의 경우 많은 인파가 모여 성황리에 마치는 등 흥행을 이뤘는데, 이를 대변하듯 업계에서 주요 업종별 VR·AR 킬러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빠르게 진행 중인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VR의 미래를 두고 '앞으로 유망산업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곧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견해가 존재한다. 중국은 그런 가운데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VR 아케이드'라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적극 매진해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최근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VR 아케이드는 미국에 진출했다.

그렇다면 해외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VR·AR 산업의 활로를 열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김 사무총장은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우리 정부나 기업이 꼭 어떤 부분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물음에 답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자칫 벤치마킹은 영원한 후발주자로 남을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고 특히 하드웨어 기술에서는 개발 비용 투자 대비 유행 순환율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기업이 미국과 중국 등 선진국들에게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은 '정부의 미래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업의 끊임없는 혁신'이라고 김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최근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HMD(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 등 기존 세계 시장을 선도해왔던 HW 기반의 시장은 하락하고 플랫폼·콘텐츠 분야의 급격한 성장이 예측된다"며 "이러한 시장의 주요 변곡점을 빨리 착안해 심도 있는 지원과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정부와 기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VR-AR 핵심콘텐츠 개발과 기업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 "정부 차원 활로 뚫어줘야 시너지 극대화"

김 사무총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 도래를 위해서는 정부의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방과 교육·해양·국토·문화·체육·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특히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에 VR·AR콘텐츠를 접목하면 매우 높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예컨대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올해부터 전국 약 170개교에 체육 등 다양한 교육에 시범 VR콘텐츠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VR콘텐츠 확산은 물론 장기적으로 교육양극화 완화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주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교육에서도 현행 디지털 교과서와 병행해 VR·AR을 기반으로 한 실감교과서 등도 논의되고 있어 성공적으로 시행하면 4차 산업을 통한 혁신교육 시대 도래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부처를 중심으로 부처의 특색에 맞게 VR·AR 기술을 접목한다면 정부의 주효적 투자를 통한 시장 확대의 성공이라는 좋은 사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해양의 경우 현재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VR을 활용한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위한 영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으로 VR을 통한 독도 체험과 독도 강치 복원을 위한 홍보 등도 진행될 예정이여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생산업 분야다 보니 정립되지 않은 법·제도 설립과 불필요한 규제 개선 역시 협회 차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지속적인 회원사 및 업계동향을 청취해 정부와 국회가 올바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 길을 묻다!下‧끝] "성장 위한 킬러콘텐츠 생산해야" 에서 계속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