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구 중 1가구 '혼족'…식음료·주택·가전 등 간편화 바람
쇼핑 트렌드 '가성비'서 '자기만족'…일과 삶의 균형 추구
저출산·고령화로 반려동물 돌봄 가구 증가…펫 산업 '껑충'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지난 2016년 1인 가구의 비중은 전체 가구의 27.6%를 기록,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다. 그야말로 '혼족' 전성시대.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득저하로 인한 결혼 및 출산 포기, 이혼가구 증가, 고령화 현상에 따른 독거노인 증가, 기러기 가족 등 비운한 사회현상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나 혼자' 문화의 발달은 가정간편식(HMR)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유통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가족 아닌 '혼족'…1인 가구 시대 지속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1년 8천억원에서 2016년 2조3천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약 3조원에 이른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홈플러스는 '싱글즈프라이드' 등 대형마트 3사가 간편식 PB(자체개발)제품을 잇따라 출시했으며, 세븐일레븐은 '7셀렉트', CU는 '유어스', GS리테일은 '심플리 쿡', 이마트24는 '올가니카 클린푸드' 등 PB상품을 내놨다.

이외에도 한국야쿠르트는 배달간편식 '잇츠온'을, 동원F&B는 통조림 간편식 '정찬'과 떡국, 어묵 등 혼밥족을 위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대상그룹 청정원도 '휘슬링쿡'과 '고메레시피', '안주야', '집으로ON' 등 다양한 형식으로 1인 가구의 식탁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업계가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원 테이블'을 선보였다. 저렴하고 영양가가 낮을 것이라는 간편식 편견에 맞서 프리미엄 전략을 선택, 가격은 5∼10% 정도 비싸지만 신선한 식재료와 유명 맛집 조리법을 더해 맛과 영양을 챙기며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1인 가구 증가가 식음료·유통의 변화 외에 주택·도시개발과 가전제품·생활용품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소형주택과 소형가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셀프빨래방·무인택배함·배달대행업체를 비롯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시장 규모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자기계발' 아닌 '자기만족' 소비 증가

지난해 소비 형태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당장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느껴지는 소비심리가 쇼핑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일과 돈 보다는 행복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 되고 있기 때문.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18 쇼핑 키워드'로 '나심비'를 선정했다. 가격 대비 심적 만족을 따지는 '가심비'를 넘어 나의 만족을 위해서는 가격에 상관없이 과감히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반영한 키워드다.

이베이코리아는 이 같은 트렌드에 고가의 취미생활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베이코리아 자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3년 내 '드론'과 '액션캠'의 객단가는 연 평균 15%씩 증가했으며, 판매량 역시 50% 이상 꾸준히 신장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은 또 '자기계발형' 제품 보다 '자기만족형'에, '생활필수품'보다 '감정필수품'에 더 주목했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헬스보충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p 떨어졌다. 아령 등 홈피트니스를 위한 실내운동기구 역시 2030대 매출이 41%p 떨어졌다.

반면 게임과 아이돌 관련 상품, 여행 등 자기만족형 상품군의 매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보드게임 및 RC카 20대 매출은 342%, 30대는 233% 상승했다. 또 아이돌굿즈(아이돌 캐릭터 상품) 매출 역시 20대 965%, 30대 442% 신장했다.

여행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해외 자유여행을 위해 구입하는 해외 현지 입장권, 데이투어 매출 역시 20대에서 209%, 30대에서 217% 상승했다.

한재영 티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030대를 중심으로 '열심히' 보단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게임과 여행은 물론 자신과 감정적인 교감을 불러일으키는 아이돌굿즈까지, 올해도 자신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삶의 태도가 소비 패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 반려동물 인식 변화…펫 산업의 성장

황금개띠인 올해 강아지를 중심으로 한 펫 산업 확장이 주목된다.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의 등장은 반려동물이 소비자의 삶의 질에도 변화를 이끌 만큼 영향력이 팽창했음을 의미한다.

이미 이동통신 3사는 IoT(사물인터넷)과 CCTV를 스마트폰과 연결시켜 장시간 외출에도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양방향 음성 통화 기능을 이용해 반려동물에게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KT는 홀로 남은 반려동물에게 TV를 통해 주인의 사진과 목소리를 들려주는 서비스 '왈하우스'를, LG유플러스 시간에 맞춰 사료를 배출하는 자동급식기 '펫스테이션'을 지난해 선보였다. SK텔레콤은 반려동물의 운동량과 소모열량을 측정하는 목줄형 건강관리 제품 '펫핏'을 출시하기도 했다.

O2O서비스 역시 펫 산업의 떠오르는 강자다. 가정에서 태어난 건강한 아이를 입양자와 연결해주는 가정 분양 O2O 서비스 '포옹',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여행지와 펜션, 캠핑장 등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펫츠고', 반려동물 전용 콜택시 '펫미업', '펫콜'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과 11번가 등 유통기업도 펫 산업에 적극 나선다. 롯데마트는 애완용품 특화매장 '펫가든'을 25개 매장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또 롯데닷컴은 반려동물 전문관 '미미뚜뚜(MIMI TOUTOU)'에 전문가 무료 상담 코너를 개설해 훈련과 질병, 영양상태는 물론 파충류, 고슴도치, 토끼 등 다양한 반려동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11번가는 지난 추석 최장 10일의 황금연휴를 맞이해 서울·경기·충청권의 애견호텔 이용권과 케어서비스 이용권, 반려동물 픽업서비스 상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반려동물 돌봄 가구가 늘고 있다"며 "지난 2016년 반려동물 관련 사업 시장 규모가 약 2조2천900원이었으며 오는 2020년 5조8천억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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