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
서울 매매가 상승세 지속…양극화 우려

▲ 지난 4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부동산에 부착된 아파트 매물 가격표.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연초부터 강남 집값이 심상찮다. 이번 달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에 대출규제 부담이 더해지는 가운데 연초부터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

오는 4월부터 다주택자에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이 불가피해지자 수도권 매물은 팔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강남 아파트로 투자가 집중된 탓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경기도 광명과 오산 평택 등은 공급과잉 여파로 매매·전세 시세가 하락세를 보여 수도권 주택 시장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33%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구가 집값 상승률 0.78%를 기록하며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어 송파(0.71%)와 광진(0.57%), 양천(0.44%)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압구정동 신현대와 한양 3차, 개포동 주공1단지, 역삼동 역삼래미안,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500만∼1억5천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8·2 대책을 발표하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양도소득세 중과 전인 내년 4월까지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다주택자들이 매물 처분은커녕 회수를 택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집값은 더욱 오르는 상황이다.

잠실동 M공인 관계자는 "부의 상징성이 있는 강남 3구는 특히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알짜 물건의 경우 세금 폭탄이 우려돼도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다주택자의 판단이 우세한 것 같다"고 전했다.

송파는 잠실동 대단지와 문정동, 방이동 등 재건축 이슈와 지하철 9호선 노선 연장 등의 영향이 컸다. 송파동 삼익, 신천동 진주,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등이 500만∼1억원 올랐다.

광진구는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수요가 몰렸다. 양천도 최근 정비계획안 발표 등 재건축이 가시화되면서 강세가 이어졌다.

신도시 아파트값은 0.06%의 변동률을 보이며 전주(0.0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1기 신도시(0.05%→0.08%), 2기 신도시(0.01%→0.03%)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신도시는 판교(0.19%)와 분당(0.18%)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이 지역에서도 물건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판교는 백현마을6단지와 백현마을5단지, 판교동 판교원마을9단지 등이 1천만원 정도 올랐다.

분당은 서현동 효자현대와 수내동 파크타운롯데, 정자동 느티공무원3단지, 야탑동 탑5단지타워빌, 구미동 까치롯데, 선경 등이 250만∼3천만원 상승했다.

반면 경기·인천은 보합(0.00%)을 나타냈다. 입주 물량 급증 여파로 지역별 온도 차가 컸다.

실수요가 이어지는 의왕(0.05%)과 부천(0.03%), 성남(0.03%), 김포(0.02%), 의정부(0.02%) 등은 올랐으나, 입주폭탄이 현실화하는 광명(-0.09%)과 오산(-0.04%), 평택(-0.03%), 이천(-0.02%), 시흥(-0.02%) 등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개편 등의 예고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당분간 버티기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보유세 개편 등 추가적인 규제책이 예고돼 있지만,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증세 대상이 일부 다주택자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고 세금이 오르더라도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는 이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