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실패 후 화웨이 동향과 '대(對)중국 무역투자 보호조치'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이 개막한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화웨이 전시장에서 참관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화웨이의 미국시장 진출이 불발됐다. CEO인 리차드 유(Richard Yu)가 2년 연속 CES 기조연설자로 나섰고 인공지능 칩셋이 탑재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10 프로'가 오는 2월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미국의 통신회사 AT&T 와의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였다. 스마트폰 '세계 1위'를 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화웨이는 미국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최근 미국 의회 의원들이 AT&T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온 것을 보면 '정치적인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의회 보좌관들의 말을 인용하며 화웨이뿐만 아니라 차이나모바일 진출계획도 반대했다고 전했다. 

또, AT&T만 이러한 요구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보도도 나왔다. 18일(현지시간) South China Morning Post는 미국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해 다른 통신사인 버라이존도 올해 후반, 화웨이 스마트포 출시를 취소하라는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왜 일까. 사실 화웨이에서 만드는 통신장비는 그동안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간섭을 받아왔다. 지난 2012년 미국 하원은 화웨이‧ZTE 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중국이 악성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통신장비로 전시 안보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두 회사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경고했다. 

이번 '불발'도 그동안 보였던 미국 정부의 태도와 함께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對)중국 무역투자 보호조치'의 연장선이 아닐까라는 관점이 생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또한 화웨이 설립자인 런정페이가 인민 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기 때문에 중국 군부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그동안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것도 미국이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안보의 위협'이라고 판단하는 이유중 하나라고 보면 될 듯 하다. 

한편, 화웨이는 이 사태에 대해 빠르게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South China Morning Post에 따르면 화웨이의 설립자인 런정페이(Ren Zhengfei)는 미국시장 진출이 좌절된 후, 18일(현지시간) 공식적인 온라인 포럼에서 "우리는 다시 싸워야 한다", "직원들에게 힘을 모아야 한다" 등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모으는데 주력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보더라도 화웨이는 다각적인 행보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 P20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인공지능 및 스마트시티 등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아너 V10의 업데이트를 통해 '안면인식'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화웨이의 메이트 10 프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스마트폰 전문 매체 '폰아레나'에서 실시한 'Verizon과 AT&T는 화웨이 메이트 10을 놓쳤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80%에 가까운 소비자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삼성, 애플 이외 다양한 기종의 스마트폰을 접하고 싶었던 미국 소비자들의 아쉬움이 드러나는 결과다. 

중국 기업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출 불발, 미국 정부 차원의 제재, 그리고 최근 발언으로 드러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경계…우리나라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 창출했던 미국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 덤핑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 등을 계속해서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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