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호황' 메모리 반도체·중국 감산 제철업계 '맑음'
중국정부 한한령·업체 물량 공세 자동차·디스플레이 '울상'

▲ 이번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누적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제철 업체들은 맑음을 보이고 자동차·디스플레이 업체는 우울한 전망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이번 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누적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제철 업체들은 맑음을 보이고 자동차·디스플레이 업체는 우울한 전망을 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23일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4일 POSCO, 25일 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26일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31일 확정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와 함께 사상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각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전망치를 집계한 시장평균치(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4조3천64억원, 연간 13조5천672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 3조7천372억원을 한분기만에 갈아치우는 것이다. 또한 연간 매출액은 30조818억원으로 추정돼 역시 사상 처음인 '매출액 30조 시대'를 열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화된 원화강세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의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원·달러환율 하락을 고려해도 여전히 양호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 8일 4분기 3천668억원, 연간 2조4천685억원의 잠정 영업이익 달성을 발표한 LG전자는 11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적자 규모 축소가 관심거리이다. 무선부문은 적자 탈출을 위해 지난해 조성진 부회장이 단독 CEO로 선임된 이래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플랫폼화·모듈화를 통해서 생산 비용 절감과 함께 체질개선을 진행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2천633억원, 연간 2조6천67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액정표시장치) 공급확대에 따라 LCD 판매가격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고 글로벌 프리미엄폰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을 확대한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시장의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이 전년 4분기보다 25% 감소했다"며 "중소형OLED 감가상각비 증가, LCD 패널 가격 하락세 지속,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영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올 한해 중국의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차는 4분기 1조1천425억원, 연간 5조1천935억원의 영업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환율변동 영향·리콜 충당금 적립·임금 단체협상 조정비용 등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철업계는 반대로 중국 변수가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철강 공급과잉 조절을 위한 구조조정과 겨울철 스모그로 인한 대기질 악화 방지를 위한 감산 정책으로 중국의 철강 공급이 감소하면서 철강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철강업계는 제품 가격은 상승하고 원재료 가격은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철강 공급 감소는 국내 철강사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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