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1박2일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22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틀간 국내 언론은 현송월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남북관계를 떠올려보면 북한의 인물이 방문했다는 것은 분명 가볍지 않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짧게는 2월 9일에 시작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부터 길게는 남·북 관계까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틀간 우리는 현송월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그녀가 누구이며 어느 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뿐만 아니라 패션, 숙소, 식사메뉴까지 말이다. 현송월 일행의 방남이 갖는 의미와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한 관심보다 그녀의 '삼시세끼'에 집중하는 듯 했다. 과연 그럴만한 인물인가라는 생각이다.

물론 현송월 경호 및 보도에 대해 자유한국당 대변인들처럼 "굴욕적이다" "현송월에 의하여, 김정은을 위한 북핵 정당화를 위한 평양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상납'하며…" 식의 과도하고 무책임한 논평과 비약이 옳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보도를 통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현송월'을 접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걱정을 가질 수 있을만한 이틀이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번 참가를 통해 우리나라가 주최국으로서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고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 구축의 길을 여는 시작이 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도한 관심과 이슈메이킹은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현송월의 아침식사'는 중요한 것이 아니며 북한은 한국을 찾는 수많은 참가국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수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인프라를 논외로 두고 대표팀 내부만 들여다보더라도 '폭행으로 인한 심석희 선수의 선수촌 이탈'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화' 등에서 시작된 미숙한 운영과 구시대적 선수 육성시스템은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쳐야 한다. 메달 색깔에 이 문제가 또 잊혀진다면 '현송월이 무엇을 먹었나'에 집중한 것과 다른게 무엇인가. 축제는 즐기되 취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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