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과 천적은 사주팔자에도 작용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악어의 입 속으로 악어새는 이빨에 끼인 찌꺼기를 먹으며 서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악어는 입안의 청소가 되므로 이롭고 또 악어새는 먹이를 취할 수 있어 이롭다.

이를 두고 생태학에서는 공생(共生, symbiosis)이라 한다. 반대로 어느 한쪽이 어느 한 쪽을 잡아먹는 관계를 천적(天敵, natural enemy)이라 한다. 마치 무당벌레가 식물의 진을 빨아먹는 진딧물을 먹이로 삼듯이...

이와 같은 공생과 천적은 동물들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사주팔자(四柱八字)와 오행(五行)간에도 작용한다. 이를 활용하는 분야가 바로 사주학(四柱學)이며 명리학(命理學)이다.

■사주에도 적용되는 공생과 천적

사주학이란 우주를 구성하는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五行)을 태어난 생년월일에 적용하여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예견하고 나아가 피흉추길(避凶追吉-나쁨을 피하고 좋음을 추구함)을 궁구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이 땅에 살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활용되었다. 조선조에는 음양과(陰陽科)를 두어 천문학, 지리학와 함께 명과학(命課學)으로서 제도화해서 제왕(帝王)의 학문으로 취급하였으며 오늘날에도 국가의 대세를 논하거나 중대사를 결정할 때 자문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주를 볼 때, 나의 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이 되는 오행(五行)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인 식상(食傷)이라 부른다. 이 식상은 때로는 먹고 입는 것을 풍부하게 하며 예술적인 재능을 발현시키고 복과 재물을 윤택하게 하나, 너무 과하면 폭군으로 변하기 쉽다. 바로 상관(傷官)의 의미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관(官)을 상(傷)하게 하기 때문이다.

노래나 그림 등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나거나 웅변이나 말솜씨가 좋은 사람 또는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거나 아이들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발명가와 같이 새로운 것에 늘 도전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의 품성을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사기꾼이나 로비꾼 또는 막가는 불량배 또는 폭군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은 법(法)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최고라는 자만감에 빠져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이 식상(食傷)의 천적(天敵)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인성(印星)인 인수(印綬-또는 정인)와 편인(偏印)이다. 이 인성(印星)은 공부의 신으로 사람다운 도리를 다하고 논리로서 설득하며 인내하고 탐구하는 성품이다. 학교 다닐 때 싸움 잘하는 짱도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는 고분고분함을 보아왔을 것이다.

■물이 불 제압하듯 인성이 食像 눌러

바로 즉 인성(印星)이 늘 식상(食傷)을 누르고 있는 것이다. 사주(四柱)에서 기준에 해당하는 것을 오행으로 목(木)이라 한다면 식상은 나무가 땔감으로 사용되는 불인 화(火)이고, 불의 천적인 인성은 바로 나무인 목(木)을 돕는 물인 수(水)이다. 이 물이 바로 불을 제압하는 천적인 것이다.

이 인성(印星)은 이성(理性)의 힘으로 늘 우리의 행동을 자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함부로 식상(食傷)이 날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인성(印星)은 또 돈에 해당하는 재물에게는 또 천적(天賊)이다.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하여 돈을 밝히는 장사에 뛰어들면 십중팔구는 망한다. 그리고 학교 교수가 돈에 해당하는 재물이나 여자를 밝히면 반드시 패가망신한다.

자연의 이치다. 그리고 이 인성(印星)은 술에 약하다. 술을 먹으면 자제력이 없어져 식상(食傷)이 활개를 치니 사고가 나고 또 뒷날에 후회할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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