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국민들이 국회의원에게 준 것은 고위직 전화번호가 아니다", "국민이 준 힘을 제대로 알기 바란다"

기자는 지난 제천화재현장에서 이른바 '갑질'논란을 불러 일으킨 국회의원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사건에 대해 국회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은 한동안 계속됐다.그렇게 논란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당의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 하다.

지난 26일 경남 밀양 세종요양병원에서는 또 다른 화재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 39명, 부상자도 150명이 넘는
대형 사고다. 요양병원이다보니 사망자 대부분은 거동이 편치 않은 환자들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사고 후에는 유족을 비롯한 부상자들의 지속적인 지원, 재발방지 대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방시설 및 불법 증축 등 원인으로 지목된 사안들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 앞서야 할 국회의원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흘러 나왔다.

26일 밀양 화재현장을 방문한 야당의 원내대표가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며 "문재인 내각 사퇴"를 운운한 것이다. 또한 얼마 전 방남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거론했다. 국회의원의 말에 얼마나 많은 힘이 실릴지 아는 사람이라면 꽤 당혹스러운 발언이다.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진 상황에서 굳이 이렇게 말해야했을까.

정말 내각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비판을 하고 싶었더라도 발언은 사고 현장이 아닌 국회와 당사에서 시작했어야 했다.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말이다. 보도된 한 시민의 일갈처럼 정말 불난 곳에 정치를 하러간 모양새다.

또한 이 발언은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것을 '악용'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혹 '야당 원내대표'라는 지위에 치여 판단이 미흡한 상태였을지라도 분명한 실언이었다. 상황 파악 못했던 충북 제천 국회의원의 '갑질'과 다를게 무엇인가.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 야당의 역할은 정부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히 정부를 욕하고 때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난해 5월, 야당 원내대표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함께 당을 옮기는 이유에 대해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적 여망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시점에서 국민의 여망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직면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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