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입춘(立春) 날씨는 어땠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입춘인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 본 한강이 군데군데 얼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지난 2월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얼음이 풀리고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고 했지만 올해는 입춘대길이 아닌 '입춘한파(立春寒波)'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평균기온(서울 기준)은 영하 9.5도, 최고기온은 영하 5.2도였으며 평균기온은 영하 9.5도를 기록했다. 하루 종일 기온이 영하권에서 맴돈 것이다.

게다가 전라도 일부와 제주도에는 대설특보가 내려져 한라산 입산, 산간도로 차량통행도 통제‧제한됐다. 제주도의 경우, 항공기‧여객선 수백편이 결항‧지연‧통제돼 많은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주변 바닷가가 꽁꽁 얼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찬 대륙고기압과 이동성고기압의 영향…기상청의 발표

입춘뿐만 아니라 올 겨울은 다른 때보다 추웠다. 지난 1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8년 1월 기상특성'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2도로 평년보다 낮았다.

기상청은 이같은 특성에 대해 "찬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26일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 10.4도를 기록해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았다. 때문에 전국 강수량이 평년대비 25%로 매우 적었다.

 

입춘인 4일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에서 홍매화 꽃망울이 한파로 인해 바짝 움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남 함양군 제공


■ 12년 전에도 추웠다…과거 입춘은 어땠을까

지난해 2월 4일의 평균기온은 0.9도였다. 최고기온은 영상 3.2도였으며 최저기온은 영하 2.9도를 기록했다. 1년 전을 생각해본다면 동면했던 벌레들이 함부로 깼다간 낭패를 볼 듯도 하다.

올 입춘은 12년 만에 가장 추웠다고 한다. 12년 전엔 어땠을까. 통상 입춘은 양력으로 2월 4일 또는 5일이지만 편의상 이번 비교에서는 2월 4일로 통일해 알아보자. 기상청에 따르면 2006년 2월 4일의 평균기온은 영하 9.3도를 기록했다. 최고기온은 영하 4.6도, 최저기온은 영하 13.1도로 나타났다.

 

절기상 입춘인 4일 오전 차량들이 세찬 눈보라 속에서 제주시 도남동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조선시대의 입춘

조선시대 입춘의 날씨는 어땠을까. 조금만 더 거슬러 가보자.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입춘을 시작으로 농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으나 가끔 극심한 추위와 폭설이 발생해 농민들을 괴롭힌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 27년 1월 14일, "입춘(立春) 뒤에 날마다 큰 눈이 와서 심한 추위에 얼음이 얼어서 굶주린 백성들이 있을까 보아 걱정된다"고 적혀 있다.

중종 34년 1월 12일, 임금이 이르길 "요즈음의 날씨를 보니 입춘이 지난 뒤에도 따스한 기운이라고는 없다…"고 나타나 있다.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한강이 군데군데 얼어 있다. 이날은 절기상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살을 에는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언제 봄이 올까…

언제쯤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지난달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8년 2월~4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2월 전반에는 상층 한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다소 낮은 기온을 보이겠다"고 분석했다.

후반에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3월부터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나,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겠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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