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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 3의 언어 '코딩'
   
▲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What's a computer?(컴퓨터가 뭔데요?)' 애플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갖고 노는 아이를 향해 어른이 "컴퓨터로 뭐하니?"라고 묻자 아이가 이렇게 대답한다. 최근 방영중인 아이패드 프로(iPad Pro 12.9) 광고 속 대사다. 단 두 마디가 전부인 이 광고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예고하는 한편의 티저 영상 같이 느껴졌다.

컴퓨터는 90년대 말부터 보편화되며 초중등 수업시간에 과목으로 만들어졌다. 대부분 특별활동 시간에 포함돼 주 1회 정도 수업이 진행됐다. 그 때 머릿속에 컴퓨터 시스템이 탑재된 이들은 현재까지 윈도우 업데이트나 스마트폰 결제도 무리가 없다.

최근 한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기능을 설명하던 중 그의 문자함에 1천 단위가 넘는 읽지 않은 메시지를 발견했다. 그는 문자메시지 확인 안한지 3년째라고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방법을 몰라서다. 문자 확인이라는 것은 매우 간단하지만 누군가에겐 뚜껑을 열면 수습 안 되는 판도라 상자 같은 것이 되기도 한다. 극단적인 정보격차와 세대 차이를 느꼈다.

우리는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을 문맹이라고 부른다. 정보화 시대 신(新)문맹은 이들처럼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 세대를 뜻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 다른 의미로 컴퓨터를 모르는 세대가 등장한다. 바로 '코딩(Coding)'을 교과과정을 통해 배우는 세대다.

코딩은 컴퓨터를 '다루는' 것을 넘어 컴퓨터의 '언어'를 이해하는 일이다. 제 2외국어 외에 또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셈이다. 그러나 이것을 모니터와 본체로 이뤄진 일반적인 컴퓨터를 통해 배우지 않고 블록이나 3D프린터 등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이 기존과 다르다. 에러 발생시 버튼을 꾹 눌러 전원을 꺼버리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올해부터 코딩교육이 의무화 됐다. 컴퓨터를 배웠는가 안 배웠는가로 1천개가 넘는 문자를 방치하듯, 코딩 알고리즘을 탑재한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는 10년 후 이를 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질 미래가 막연히 두려워진다.

지역의 문화센터나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게 코딩수업을 열었지만 대부분 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수업이다. 성인을 위한 수업은 매우 적다. 그마저도 교사 육성을 위한 것으로 난이도가 제법 있다. 코딩은 명문대 출신 부모도 가르칠 수 없어 치맛바람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사교육과 정보·세대 격차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현대인을 위한 코딩 강의가 정부 차원에서 늘어나야 한다. 새로운 언어를 통해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주인공이 주부가 될 수도, 60대 어르신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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