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불가론 스멀스멀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당 소속 의원들이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것.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지난해 7월 5일과 8월 23일 열린 뒤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7월 5일 회의에서 “중진 의원님들과 초재선·3선 의원님들과 당 지도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매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지만 그 이후 최고중진연석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아울러 최고위원회의 역시 올해 들어 지난달 2일 신년인사를 겸한 회의와 지난달 31일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을 위한 비공개 회의 두차례만 개최했다.
이러다보니 주로 의사결정을 홍 대표 혼자 독단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홍 대표의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내에서도 계속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 또한 최근 종편방송 MBN과의 손해배상소송 등 언론과의 전쟁 등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홍 대표 체제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불안감이 불거지면서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3명의 최고위원이 궐위된 상태인데 새로 선출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최고위원회의가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이대로 가면 홍 대표가 공천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강경하다.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세명이 주동이 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요구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다”면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공개회의는 대여투쟁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관하고 자신은 지방선거에만 주력하기로 했다면서 지방선거 때까지 의결을 요하는 사안만 비공개 최고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요구한 의원들들 하나하나 지목하면서 “부패로 내사·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 안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꼴찌하고도 의원들이 왜 그런 결정했는지 반성하지도 않고 나서는 사람, 당이 어려운데도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라면서 싸잡아 비난했다.
이처럼 홍 대표가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당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요구한 의원들은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회의체를 구성할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반홍'움직임이 표면화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공천권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홍 대표와 일부 중진 의원들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