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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대화에서 시작해야 할 '한반도 운전자론'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절실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 차 한국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박3일 간의 방한 기간 김여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인사들과 조우하지 못하고 출국한 게 안타깝지만 평창 이후 한반도의 안정적 정세를 위해선 북미 대화가 긴요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 부부장을 방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시킨 것은 북한이 이번 평창 올림픽을 정책 변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면 미국은 결코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선 핵과 미사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 스스로 자신들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호언하고 있고, 미국도 북한이 핵은 완성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마당에 핵 동결을 전제로 대화하라는 것은 자칫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지척 안 되면 문제가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크든 작든 대북 군사행동 선택 기로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처할 우려가 크다. 이른바 미국의 제한적 대북 선제공격을 뜻하는 ‘코피작전(Bloody nose)’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제적 군사행동의 문제점이 작지 않다. 선제적 공격으로 북한의 대대적인 반격을 막기란 불가능하기에 하는 말이다. 선제 타격이 북한의 보복을 억제하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믿을 만한 근거가 없는 것이다. 특히 돌이킬 수 없는 참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공격에서 미국 도시를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임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23만명에 이르는 주한 미국인과 일본 거주 미국인 9만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다. 남북한 주민 수백만 명의 희생도 불 보듯 훤하다.

북한과의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은 길고 고되며 모든 면에서 체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고,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남북 간 친선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다. 북미회담을 진전시켜 북한 비핵화의 전기를 마련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던 '한반도 운전자론'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길 바란다.

문재인 정부의 기본 입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을 포기하라’고, 할 말은 함으로써 미국의 신뢰를 얻는데 힘써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미국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어떤 일이 있어도 ‘코피 작전’ 같은 대북 선제공격과 북한의 맞대응이 벌어지는 참화를 피해야 한다. 중국군 30만 명이 북중 국경에 집결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외교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미국으로 하여금 북미 대화에 나섬으로써 한반도 내 전운(戰雲)을 걷는 일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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