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가 과도한 보호 무역 공세를 펴고 있다. 이번에는 상무부가 수입 철강제품에 관세 폭탄을 매기는 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한국산 철강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무역규제안을 마련했다.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높은 관세 또는 쿼터(할당) 부과를 제안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17일 공개한 것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각서 서명을 통해 발령한 것으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중국, 코스타리카, 이집트, 인도,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에 대해 53%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는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가별 대비 철강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가동률을 73%에서 80%, 48%에서 80%로 각각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은 4월 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상무부가 제안한 무역규제안 중 필요한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후유증은 불 보듯 훤하다. 각국의 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세계 무역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공세가 일깨우는 엄중한 경제 현실을 재인식하고 철저한 대응에 나서야겠다. 작금 트럼프 정부는 연일 보호무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날엔 한국 중국 일본을 직접 거론하며 외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세금만큼 미국으로 수입되는 해당국 제품에 수입세를 매기는 ‘호혜세(reciprocal tax)’ 부과 방침을 재천명했다. 미국의 무역 공세가 더 거세질 것임을 알리는 강력하게 알리는 시그널이다. 우리로선 면밀한 대책 강구가 요청된다.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는 금리인상, 달러 약세, 중국 경제 불확실성 증폭, 북핵 문제 등과 함께 우리 수출과 거시경제 전반에 실질적 위협으로 떠올랐다. 우리의 대비책이 시급하다. 과거 일본처럼, 체질 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 금융업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핵심 산업의 구조조정,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중국 등과 보조를 맞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강력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해야겠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는 전환점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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